이재명 "생명평화 어우러진 '안전한 DMZ' 만들어야"

제3회 DMZ 포럼, "대북전단 살포는 국민 위협하는 범죄행위"
"개성공단 재개하고 기업인들 재산권 보호하는 건 국가의 책무"
이인영 장관·이해찬 동북아평화경협 이사장, 한명숙 전 총리 참석

입력 : 2021-05-21 오후 1:37:07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1일 "'위험한 비무장지대(DMZ)'를 '안전한 DMZ'로 바꿔내야 한다"며 "DMZ를 인간과 자연이 평화·생태·환경·생명 공동체로 어우러진 창조적 공간으로 만드는 게 경기도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1 DMZ 포럼'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며 "DMZ는 한반도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전쟁과 평화를 함께 품고 있는 역설의 땅"이라면서 "68년간 이어진 긴장과 공포를 해소하고, 대결을 넘어서 DMZ를 평화의 진원지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또 "안전한 DMZ는 남북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면서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대북전단 살포는 갈등의 불씨이며 평화를 훼손하는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4년 10월 대북전단 살포 때 북측이 대남 포격을 가하고 이에 남측이 대응 사격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북측이 쏜 포탄이 경기도의 민간마을까지 날아들었다"면서 "더 많은 자유와 인권을 위하여 자유와 인권을 위협할 자유는 억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는 표현 자체를 제한하는 게 아니라 폭력과 군사대결을 초래하는 표현의 방식을 제한, 더 많은 자유와 더 많은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불가피한 조치"라며 "지난 1월 경기도는 한반도 접경지역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미국 의회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대북전단 살포 금지의 불가피성을 이해하고 지지할 것으로 호소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했다.

이 지사는 DMZ를 생명과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자고도 제안했다. 이 지사는 "분단과 적대의 세월 동안 자연의 놀라운 힘은 역설적으로 DMZ를 생태의 보고로 만들었다"며 "남과 북이 이곳에 친환경적인 평화·생태·환경·생명 관련 남북협력기구와 연구소, 국제기구 등을 설치하고 유치한다면 DMZ는 평화와 생명에 관한 연구와 실천의 국제거점이 될 것이며, 지속가능한 한반도 평화의 중심축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성공단 재개는 남북의 긴장 완화와 교류협력의 버팀목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개성공단은 남과 북이 대결을 넘어 경제협력을 할 경우 상호 어떤 이익이 가능한지를 실천으로 보여준 남북공영의 성공적 실험실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성공단은 평화의 증진이 경제협력을 낳고, 경제협력이 평화를 촉진하는 선순환의 남북 평화경제시대라는 비전을 보여주었다"면서 "개성공단은 불의한 국가권력에 의해 불법으로 전격 중단되었고 공단에 입주했던 기업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재산권을 박탈당했으나 그분들의 재산권을 회복하고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것은 국가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성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하기로 한 2013년 남북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코로나19 조기종식을 위한 방역과 보건의료 관련 협력, 이산가족 문제, 그리고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 문제도 남북 공동번영의 지렛대가 되는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재개와 남북 철도·도로 연결, 인도적 협력을 비롯한 남북합의 이행을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포괄적·상시적 제재 면제를 허용하도록 관련국들에 대한 설득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쉽지 않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남북관계 발전이 북핵문제 해결을 촉진하고 다시 북핵문제 진전이 남북관계 발전을 가속화하는 선순환 모델이야말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며 "DMZ의 평화생명지대화와 남북관계 발전은 보다 큰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라고 부연했다.
 
2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1 DMZ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한편 이날 행사엔 이인영 통일부 장관, 이해찬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문정인 세종연구소이사장(경기도 국제평화교류위원장), 임동원 '2021 Let’s DMZ 평화예술제' 조직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친노 진영의 좌장으로 불리는 이 이사장,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한 전 총리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수석부의장 등이 경기도가 마련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이 지사를 측면 지원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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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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