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중국이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대만에 백신 제공을 제안했으나 대만은 중국 백신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25일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내고 "(대만) 섬의 코로나19 상황이 날로 심각해진 가운데 섬 안의 일부 단체와 인사들이 대륙(중국) 백신 구매를 호소하고 있다"며 "우리는 신속히 준비해 많은 대만 동포가 시급히 대륙 백신을 쓸 수 있도록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만 정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 측의 제안이 통일전선 차원의 분열 획책이라고 비판했다. 대만 정부는 "정식 채널을 통해 백신 제공 의사를 전해온 바 없다"며 "큰소리를 치면서 대만이 대륙산 백신 수입을 막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륙 측은 대만의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질 때 통일전선 분열 술책을 쓰고 있다"며 "대만 사회와 국제 사회가 모두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은 중국 백신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거듭 밝혔다. 자유시보 보도에 따르면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내부적으로 진행한 비공개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80% 이상이 중국산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 진영을 중심으로 백신 공급이 전체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중국산 백신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는 소수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지난 22일 중국 푸싱제약이 대만에 백신을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대만 제약 업계에서도 중국산 백신 도입 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대만은 현재까지 약 70만 회분의 백신을 수입했다. 전량 아스트라제네카(AZ) 제품인 이 백신은 급속도로 고갈되고 있다.
한편 전날 대만에서는 334명의 신규 지역사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6명 증가했다. 대만은 그간 성공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왔지만 이달 중순부터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됐다.
대만의 코로나19 감염 경보가 3단계로 올라간 후 18일 타이베이의 코로나19 신속 검사센터에서 보호장구를 착용한 의료진이 사람들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