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2025년까지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 7위 달성을 위한 신성장 동력에 집중한다. 특히 국산 의료기기의 내수시장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현 10% 수준인 상급종합병원 내 국산 의료기기 점유율을 4년 동안 14%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바이오산업 분야의 지식재산 경쟁력도 강화한다.
정부는 26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포스트 코로나 의료기기 산업 육성전략'을 논의했다.
보건복지부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존의 국산 의료기기 내수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7조8000억원으로 이 중 수입 의료기기 비중은 62.1%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병원 의료진 중 절반가량은 국산 의료기기 데모제품의 사용경험이 없다. 수출 1위 품목인 초음파영상진단장치는 상급종합병원 내 국산 제품비율이 21.1%에 그치고 있다. 우수 기술력의 국산 제품이 있지만 사용경험 및 인지도 부족, 건강보험 미적용 등으로 다수의 의료기관에서 사용을 꺼리는 게 현실이다.
이에 정부는 국산 의료기기 사용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병원형, 광역형 트레이닝 센터를 구축한다. 병원형 부설센터는 인지도 높은 대학병원 내에서 운영한다. 사용 후 피드백, 기기 개선 등 전 과정을 경험토록 해 국산 제품의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한다. 광역형 센터에서는 의학회 연계 단체교육과 공동 교육 프로그램, 의료기기 상설전시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10% 수준인 상급종합병원 내 국산 의료기기 점유율을 오는 2023년 12%, 2025년 14%까지 높인다는 복안이다.
이 과정에서 조달청은 우수성을 검증한 제품에 대해 국공립 의료기관 선도구매 활성화를 추진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의료진이 의료기기 개발에 참여하는 사업화 모델도 함께 마련한다.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의료기기 전략 품목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성장한 체외진단 의료기기 분야와 기술경쟁력이 있는 기존 의료기기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해 해외진출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 이후 폭발적 수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체외진단분야는 진단장비·소재 국산화 및 혁신제품 개발을 지원한다. 지난 2019년 약 4억 달러(한화 약 4468억원)였던 체외진단기기의 수출 규모는 지난해 약 30억 달러(3조3513억원)로 8배 가까이 성장했다.
치과·영상진단·광학 등 기존 주력분야 기술도 고도화한다. 국내·외 산업 기반을 보유한 분야의 핵심 기술력 확보를 위해 범부처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국산의료기기 사용적합성평가 센터를 운영해 국내외 의료기기의 규격 강화에 대응한다. 아울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와 유럽 인증(CE) 통과도 함께 지원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100만명 규모의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해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를 실현한다. 수집된 정보는 주요 질환의 원인 규명 및 진단·치료 기술 혁신을 위한 국가 전략인프라로 활용된다. 이를 위해 4년간 참여자 모집과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후이는 2년간 데이터 생산·활용을 지원한다.
특허청은 바이오 분야의 지식재산 데이터댐을 구축해 신약개발 등 바이오 원천기술개발의 핵심도구로 활용한다. 바이오산업 지식재산 창출·권리 지원을 위해 신기술 관련 심사기준을 명확화하고, 올해 하반기 중 진단키트·K-워크스루 등 코로나19 의료방역 물품과 재난대응 제품 관련 출원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정부가 국산 의료기기의 내수시장 점유율 높이고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보행재활 로봇 의료기기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