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경수진은 어느덧 데뷔 10년차 배우다. 그는 10년이라는 시간을 묵묵히 걸어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줬다. 그런 그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마우스’에서 기존의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우스’는 자타 공인 바른 청년이자 동네 순경인 정바름(이승기 분)과 어린 시절 살인마에게 부모를 잃고 복수를 향해 달려온 형사 고무치(이희준 분)가 사이코패스 중 상위 1%로 불리는 프레데터와 대치 끝에 운명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모습을 그려낸 추적극이다. 경수진은 극 중 ‘셜록 홍주’로 불리는 시사 교양 PD 최홍주 역할을 맡았다.
경수진은 “작품이 20부작이라서 촬영이 길었다. 부딪히는 사람도 많고 인물들의 아픔도 많은 작품이었지만 촬영을 하면서 배우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며 “다들 편안한 분위기에서 촬영을 할 수 있게 배려를 많이 해줬다. 가족 같은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경수진은 4부까지의 대본을 보고 최홍주라는 인물이 밝은 친구라고 생각을 했단다. 그는 “촬영 한 달 전에 연락이 와서 준비 기간도 짧았다. 처음 대본을 통해 느낀 홍주는 밝은 친구였다. 하지만 홍주가 다른 부분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홍주의 서사를 들으면서 이 친구가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가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가 왜 이런 행동, 선택을 했는지 스스로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홍주라는 인물이 가진 트라우마에 대해 경수진은 “어린 시절 생긴 트라우마는 평생 간다. 홍주라는 인물도 공포나 두려움이 컸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홍주가 했던 선택들은 어린 시절 겪은 공포나 두려움이 이유가 됐을 것이다”고 밝혔다.
'마우스' 경수진 인터뷰. 사진/YG엔터테인먼트
경수진은 이번 작품에서 캐릭터를 위해서 과감히 머리를 자르기도 했다. 그는 “인물의 상황에 맞게 스타일이 바뀌어야 한다. 강단 있는 외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단발머리를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외형적인 날카로운 모습을 위해 촬영 중간에 2kg 가량 급히 빼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짧아진 머리에 대해 “머리가 길었을 때는 길 때의 매력이 있고 짧으면 짧은 대로의 매력이 있다. 자르고 나니 머리를 감을 때 되게 편하다”며 “계속 짧은 머리를 할지는 모르겠다. 작품을 위해서 머리가 길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다시 길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난스럽게 경수진은 “저는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제 머리가 아니고 제 얼굴이 아니다”고 답했다.
경수진은 홍주 캐릭터의 의상이 1년 전과 후로 완전히 달라진 것에 대해 “홍주가 처음 등장할 때는 야구 점퍼나 청바지처럼 활동성을 가진 의류를 입었다. 현장을 느끼기 위해서 활동성이 있는 캐주얼 의상을 주로 선택했다”며 “1년 후 홍주의 상황이나 사건들로 인해서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재킷, 정장을 입으면서 PD로서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특히 경수진은 홍주라는 인물이 방송 시사 프로그램 PD라는 점 때문에 방송 진행을 하는 부분에 신경을 썼다. 그는 “가장 중점적으로 본 건 진행에 대한 것이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을 참고 했다. 김상중 선배의 제스처를 많이 따라하기도 했다”며 “그러면서도 홍주가 가진 트라우마가 중간 중간 등장한다. 그런 부분을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조율을 했다”고 했다.
경수진은 ‘마우스’에서 한서준과 대화를 하는 장면을 찍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했다. 그는 “홍주가 한서준에게 ‘최악의 방법으로 죽여 줄거야’라고 하는데 사실 대본에 있는 느낌과는 다르게 했다”며 “1년 전 두렵고 힘들었던 홍주가 이겨내는 모습, 그리고 처음으로 한서준에게 복수를 할 거라고 했던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또한 “20년 만에 엄마를 만나서 마음을 전하는 장면이나 아빠에게 수갑이 채워지는 장면에서 아빠가 ‘왜 이렇게 늦게 왔어’라고 하는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다”고 전했다.
'마우스' 경수진 인터뷰. 사진/YG엔터테인먼트
경수진은 올해 데뷔를 한지 10년이 됐다. 그는 “10년이 됐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시간이 안 갔으면 좋겠다”며 “아쉬움도 있지만 10년 동안 연기할 수 있게 해준 시청자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1년 ‘신기생뎐’으로 데뷔를 한 그는 ‘적도의 남자’에서 이보영 아역을 맡았다. 또한 2013년 ‘상어’에서 손예진 아역을 맡아 손예진과 닮은 외모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주목을 받은 경수진은 지금은 배우 경수진으로 대중에게 기억되고 있다. 그는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대중이 그렇게 느끼는 거면 그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름의 길을 가고 거기에서 자연스럽게 매력이 어필 된 것 같다”며 “저를 매력적으로 봐준 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고 인가를 전했다.
그는 “배우는 기다리는 직업이다. 감독님, 작가님 등 많은 분들이 원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10년 동안 누군가 불러주고 작품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것”이라며 “연기의 매력은 일상 생활에서 마음이 맞는 누군가가 있다면 좋은 것처럼 연기할 때 오가는 감정에서 뭔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래서 연기를 계속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끝으로 경수진은 “앞으로 10년, 20년 꾸준히 연기를 할 거다. 불러준다면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며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더 다양한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섹시한 아줌마가 되고 싶다”며 “외형적 섹시함이 아니다. 며칠 전 영화를 봤는데 샤를리즈 테론이 너무 멋있었다. 나이가 있음에도 매혹적이다. 보면서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마우스' 경수진 인터뷰. 사진/YG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