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검사장 인사 예정…고검장들 거취 주목

검찰총장 기수 역전·정부 임기 1년도 안 남아
"고검장들 용퇴 이유 적어…줄사퇴 없을수도"

입력 : 2021-05-30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르면 이번 주 단행될 검사장급 인사를 앞두고 조상철 서울고검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나머지 고검장들의 거취에 따라 법무부의 인사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재인 정부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서 고검장들의 줄사퇴는 회의적이라는 전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온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대검검사급 이상 검사 인사에 대해 6월 초순 발표하고, 6월 초·중순 부임 일정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법무부 검찰인사위원회(위원장 전지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검검사급 이상 검사 인사와 관련한 회의를 열어 인사 방향과 신규 보임 대상자(사법연수원 29기~30기) 적격 여부를 심의·의결했다.
 
특히 회의에서는 고호봉 기수의 인사 적체 등과 관련해 대검검사급 검사 인사 시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 검사의 보직 범위에 관한 규정' 내에서 탄력적 인사를 하는 방안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규정은 대검검사급 이상 검사의 보직 범위를 △검찰총장과 △고검장 △대검찰청 차장검사 △법무연수원장 △대검 검사 △법무부 기획조정실장·법무실장·검찰국장·범죄예방정책국장·감찰관·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지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고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으로 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른 대검검사급 인사를 단행하면 보직 범위 내 전보가 가능하다.
 
조상철 고검장은 지난 28일 "떠날 때가 됐다"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조 고검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검사장급 이상 공석은 대구고검장,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고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7석에서 8석으로 늘어났다. 이 중 대전·대구·부산·광주고검 차장검사 등 4석은 검사장 직급 축소 방침에 따라 공석 체제를 유지해 오고 있다. 
 
그동안 검찰총장이 임명되면 사법연수원 기수로 선배 또는 동기 검사는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전례였다. 이번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는 연수원 20기로, 23기~24기인 현 검사장급 이상은 전례를 따르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월 검사장 인사가 최소한의 전보 수준에서 이뤄진 것과 달리 이번 인사는 큰 폭으로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검사장 승진을 위해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 검사의 보직 범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에 대해 인사위원회 당일 취재진에게 "인사 적체가 있다"며 "특히 보직제와 관련해 여러 어려움이 있어 전반적인 점검·검토를 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검찰 인사에 정통한 한 정부 관계자는 "지금 고검장들이 용퇴하면 자연스럽게 검사장을 발탁할 수 있지만, 만일 용퇴 인원이 적으면 그만큼 운용의 폭이 작을 수밖에 없다"며 "일부 검사장 공석을 유지하는 체제 속에서 박범계 장관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박 장관의 계획대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무난하고 유연하냐, 무리하느냐의 차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윤 전 총장이 총장으로 임명되고 고검장과 검사장 기수가 상당히 내려간 상황에서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았다. 고검장 공석이 있고 검사장들이 승진해 이 자리를 채워야 하는데, 김 후보자로 검찰총장 기수가 역전되면 고검장들이 꼭 사퇴할 이유는 적어 보인다"고 했다.
 
다만, 사법연수원 30기로 정해진 '막내 검사장' 승진 커트라인과 연관해서는 전망이 분분하다. 한 고위 검찰 관계자는 "연수원 29기 검사장이 1명도 없는데, 30기를 굳이 포함한 것은 이들 승진 대상자가 있다는 것이 아니겠나"라며 "검사장 자리는 고검장 자리가 비어야 순차적으로 생긴다. 검찰 고위간부 인사발표 전인 이번 주 초까지는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8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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