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했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정해진 시일에 맞춰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국민의힘은 "협치를 저버린 최악의 수"라고 규탄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31일 오전 10시 11분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상정했다. 당초 법사위 전체회의는 오전 10시에 열렸으나 10분간 회의를 열지 않고 야당 의원들이 참석하길 기다렸다. 이후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박 의원이 상정을 선언한 지 2분만인 오전 10시 13분에 단독 채택됐다. 김 후보자는 이로써 야당 동의없이 임명된 33번째 장관급 인사가 됐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지난 7일 국회에 제출됐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송부기한인 마지막날인 지난 26일 열렸지만, 여야가 공방을 벌이다 파행됐다. 오후 8시30분에 열린 인사청문회는 파행을 이어가다 야당이 불참해 밤 12시를 넘기며 자동 산회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이날까지 재송부해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을 넘길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에서 기한을 정해 재송부 요청을 할 수 있고, 이 기한까지도 국회가 보고서를 내지 않으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여야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두고 물밑 협의를 했으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박차고 나간 것은 야당이므로, 국회법에 따라 채택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남은 보충질의를 위해 청문회를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지난 주말동안 박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에게 '인사청문회 재개는 어렵다', '인사청문회 채택에 협조해달라' 등의 의견을 전달했다.
야당은 인사청문회를 재개하지 않는 한 협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만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전 10시에 법사위 전체회의를 개회한다는 것을 오전 9시가 조금 넘었을 때 일방적인 문자를 통해 확인했다"며 "박 의원은 우리가 청문회를 다시 하자고 주장했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 우리는 청문회를 다시 하자는 게 아니고 예정돼있던 보충질의 절차 마무리를 밟아달란 것인데 단호히 거절한다는 답을 얻었다"고 말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민주당이 김 후보자에 대한 단독 채택을 한 이후 구두논평을 내 "민주당이 야당과의 협치 약속을 저버리고 기어이 '단독 채택'이라는 최악의 수를 뒀다"며 "대통령이 당부했던 협치의 약속은 허언이냐"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이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했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정해진 시일에 맞춰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국민의힘은 '협치를 저버린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사진은 31일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해 빈자리가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사진기자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