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원자잿값 상승과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철강사들이 자동차용부터 가전용 고부가 제품까지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면서 가격 급등세는 일단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철강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수출을 줄이고 있어 상승세를 완전히 멈추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1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 열연과 후판 유통가격은 전주와 같은 톤(t)당 130만원을 유지했다. 열연은 전자제품, 자동차 등에 쓰는 강판이며 후판은 선박 건조용으로 주로 쓰인다.
반면 냉연과 철근 유통가격은 전주보다 올랐다. 특히 철근은 28.3% 급등한 톤당 136만원을 기록했으며 냉연은 7.4% 증가한 130만원에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철근 가격이 크게 오른 건 국내 건설 경기가 살아나며 신규 착공이 늘어난 덕이다. 이 와중에 5월 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가동을 중단하면서 공급이 더욱 줄어 가격 고공행진으로 이어졌다.
철강 기초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자동차용 강판과 건축 자재와 전자제품에 쓰이는 컬러강판값도 오르는 추세다.
컬러강판을 주로 생산하는
동국제강(001230)의 경우 6월 출하분 제품에 대해 냉연도금 제품은 톤당 15만원, 건축 자재용은 20만원씩 인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G동부제철(016380)도 6월 출하분부터 냉연도금 제품 가격을 톤당 15만원 인상한다. 컬러강판은 냉연강판에 색상이나 무늬를 입힌 고부가 제품으로 TV나 냉장고, 건축 내외장재에 사용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내진용 철강재. 사진/현대제철
철강 제품 가격이 계속 오르자 지난주 정부는 수급 불안을 해소하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2분기 철근 생산을 약 50만톤 늘리고 후판은 16만6000톤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철근은 기존 생산량의 22%, 후판은 7.8% 늘린 수준이다. 아울러 사재기와 같은 시장 교란 행위를 막기 위해 정부합동점검반을 구성해 대전·충남권을 중심으로 감독에도 나선다.
정부가 나서면서 철강 가격 급등세는 일단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중국도 철강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비정삭적인 거래와 악의적 투기를 제재하겠다고 나섰는데, 이같은 단속이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지난주 중국의 열연 유통가격은 톤당 5453위안으로 전주보다 4.5% 하락했으며 냉연은 3.9% 내린 6170위안을 기록했다. 후판과 철근도 전주보다 각각 5.9%, 6.2% 가격이 내렸다.
다만 중국이 이런 자국 수급 안정화 정책의 일환으로 수출 제한에도 나선 점은 국내 시장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국내 제품 가격 상승은 중국산 수입이 줄어든 영향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해외 철강 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수출환급세를 13%에서 0%로 낮춘 상황이다. 쉽게 말하면 이전에는 철강 수출 기업에 세금 혜택을 줬는데 이를 없앤 것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7월부터 수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의 철강제품 수출이 줄어들면 아시아 권역에서 수급이 빡빡해져 이들 지역에서의 철강 제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