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조직개편안의 운명이 안갯속으로 빠졌다. 서울시가 서울민주주의위원회 등 6개 개방형 직위를 축소하는 방안을 제출했지만 시의회와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7일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는 서울시의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논의에서는 민주주의위원회의 존치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었다. 합의제 행정기구로 남느냐, 자문기구로 격하하느냐를 두고 공방이 여전하지만 뚜렷한 방향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 논의에서는 서울민주주의위원회를 자문기구로 전환한다면서 위원회 설치의 근거가 되는 조례 폐지안은 같이 올리지 않았다며 절차상의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황보연 서울시 기조실장 직무대리는 "기존에도 조직개편이 되면 후속 조치는 시의회 의장으로 (하여금) 일괄 개정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3일 서울민주주의위원장, 서울혁신기획관, 도시공간개선단장, 공공개발기획단장, 청년청(담당관), 서울협치담당관의 개방형 직위 지정을 해제하는 내용 등이 담긴 '서울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입법예고했다.
2019년 7월 출범한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사업으로 꼽힌다. 시민이 직접 예산을 제안하고 집행토록 했다는 점에서 시민 개방형 직위를 폐지하려는 오 시장의 정책 기조와는 반대다.
현재 오 시장의 조직개편안은 박 전 시장의 흔적 지우기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시의회 전체 의석 110석 중 101석이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점에서 오 시장의 조직개편안 통과가 쉽지는 않아보인다.
이에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은 7일 성명서를 내고 오 시장의 조직개편안 통과를 촉구했다. 조직개편안 통과 여부에 따라 하반기 서울시의 인사 일정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노조 측은 오는 10일 개회하는 시의회 정례회에서 오 시장이 제출한 조직개편안 통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서공노는 “엄밀히 따지면 조직개편은 행정의 영역이지 입법의 영역은 아니다”며 “서울시의 조직개편은 시장의 시정운영철학과 방침이 녹아있고 시의회는 이를 뒷받침 하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점에서 양측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공노는 또 "시정 인사는 시민의 삶과 밀접히 연결돼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의석 수를 내세워 정치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며 "시의회는 하루빨리 서울시의 조직개편안의 운명을 결정해 달라"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조직개편안이 여전히 시의회에 계류하면서 서울시의 인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7일 서울비젼 2030 시민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한 오 시장.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