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모비스가 클러스터(계기반)와 컴바이너(전면 유리와 운전자 사이 개별 스크린)를 하나로 묶은 일체형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출시된 차량들은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클러스터가 각각 탑재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는 차량 주행 시 필요한 정보가 분산돼 운전자의 전방 시야를 방해하고 각각의 제품이 독립적으로 설치됨으로 인해 구조가 복잡해지고, 공간 활용도가 저하돼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바 있다.
현대모비스가 출원한 '클러스터 일체형 헤드업 디스플레이' 도면 자료/특허청
8일 특허청과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2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클러스터 일체형 헤드업 디스플레이 장치'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해당 특허에 따르면 차량의 운전석 전면부에는 운전자에게 차량 주행에 관련된 모든 정보와 엔진 등 각종 기기의 작동 상태 정보 및 경고메시지 등을 문자나 도형으로 표시하는 클러스터(Cluster)가 구비된다. 클러스터에는 속도 등 다수의 게이지(GAUGE), 인디케이터(Indicator)가 설치된다.
자세하게는 차량의 순간 속도를 나타내는 속도계, 구간거리계, 적산계, 엔진의 회전수를 나타내는 RPM 속도계, 연료의 잔량을 나타내는 연료계, 냉각수의 온도를 나타내는 냉각수 온도계 등이 구비되며, 이밖에 브레이크 경 고등 및 시트벨트 경고등, ABS(ANTI-LOCK BRAKE SYSTEM) 경고등 등이 표시된다. 이들 정보는 운전자 편의에 따라 좌우상하 위치변경도 가능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클러스터 일체형 헤드업 디스플레이 장치는 표시부(기존 계기반에 해당)와 컴바이너부가 하나로 구성돼 구조가 단순화되는 효과가 있다"며 "컴바이너부가 커버 부분에 결합돼 차량에 설치 시 요구되는 공간을 축소시키고 공간 활용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클러스터 일체형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의 편의성도 고려했다. 제품 구성을 보면 설치프레임부가 운전자 측 방향으로 기울어지게 설계됐다. 이로 인해 운전자의 운전자의 주행 안정성 향상과 클러스터 인식력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
해당 특허를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경우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모비스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클러스터 일체형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면 기존 계기판이 차지하는 공간 비중을 축소할 수 있으며 구조 또한 간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전기차 시장 트렌드인 간결한 실내 구성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현대차의 확고한 디자인 정체성 마련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 "현대차 같은 경우 벤츠, BMW와 다르게 그간 뚜렷한 디자인 정체성이 없었다"며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간 디자인적인 논의가 뒷받침되고 콘셉트카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일체형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면 현대차에도 새로운 정체성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