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벌여온
SK하이닉스(000660) 노사가 10%에 가까운 인상에 잠정 합의했다. 인상률이 3~4%대에 머물던 최근 2년과 비교해 두 배 넘게 뛰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SK하이닉스 이천·청주사업장 전임직(생산직) 노조는 전날 경기 이천의 수펙스센터 내 수펙스홀에서 긴급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에 대해 설명했다. 노사는 지난 7일 8차 임금 교섭을 연 바 있다.
노사가 잠정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평균 직무급 9.75%를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처음에 평균 직무급 13.23% 인상을 요구했던 노조와 9% 이하를 내내 원했던 회사가 그간 협의한 결과다. 전임직의 연봉은 직무급, 경력급, 업적급 등으로 이뤄진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 노조 대의원 투표가 남아 있어 확정된 사안은 아니며 가부결 가능성이 모두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전임직 노조와 회사는 3.5% 인상안에 합의했고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바 있다. 최근 2년보다 임금 상승률이 크게 뛴 것은 최근 전자업계 내 불고 있는 파격 임금 인상 바람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직급별로 따지면 다소 차이가 있으나 SK하이닉스의 이번 인상률은 크게 보면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보다 높다. LG전자는 지난 2월 올해 직원 임금을 지난해 대비 평균 9% 인상하기로 노조와 합의했고 삼성전자는 3월 사원협의회와 기본인상률 4.5%, 성과인상률 3.0% 등 총 7.5%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올해 초반 직원 성과급 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SK하이닉스로서는 이전 대비 인상률을 높이며 '직원 기 살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월 회사가 "기본급의 400%(연봉의 20%)를 지난해 성과급으로 주겠다"고 공지하자 직원들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두 배 늘었는데 성과급은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입사 4년차의 한 직원이 이석희 최고경영자(CEO) 사장에게 "성과급 기준을 직원들에게 밝혀달라"고 공개 질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성과급인 초과이익배분금(PS) 지급 상한선 폐지를 놓고는 PS 지급 한도를 초과하는 영업이익이 발생할 경우 내년 1월 중 논의하기로 했다. 현행 영업이익 10%가 PS 재원으로 쓰인다. 노사는 매년 상하반기 나눠 두 차례 지급된 생산성격려금(PI)의 경우 올해 상·하반기에도 사업계획 대비 100% 달성 시 지급하기로 합의했고 사업 변동 중 중대한 변수가 발생하면 별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에 SK하이닉스는 타결금 명목으로 250만원을 재직자들에게 한해 다음 주 지급하기로 했다. 노조는 11일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한 대의원 표결을 진행한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