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은행권 가계대출이 지난달 1조6000억원 가량 줄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으로 몰렸던 8조원 가량의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이 반환된 영향이다. 이를 제외한 가계대출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다시 증가세로 전환될 우려가 높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24조7000억원으로 한 달 전(1025조7000억원)보다 1조6000억원 감소했다. 4월 가계대출은 2004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치였다.
가계대출은 공모주 청약과 관련해 몰렸던 자금수요가 반환되면서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소폭 감소했다. 4월 11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던 기타대출은 지난달 5조5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주택거래 및 주식투자 관련 자금수요, 5월 가정의 달 영향으로 신용대출이 증가하면서 감소폭은 제한적이었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 관련 8조원 내외 정도는 대출이 시행됐다가 반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런 일시적인 영향을 제외하면 4~5월 평균 7조3000억원 늘어난 규모인데 평균적으로는 금년 1~3월중이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높은 증가세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는 지난 4월 28~29일 양일간 역대 최대 공모주 청약 증거금인 80조9000억원이 몰린 바 있다. 이후 5월 3일 청약증거금 반환이 진행됐다.
박성진 차장은 "(기타대출 증가 및 감소는) 일시적 영향이기 때문에 최근 추세적 영향을 감안하면 플러스로 전환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고 향후 가계대출은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택담보대출도 주택매매과 전세거래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되면서 4조원 증가했다. 은행 전세자금대출은 2조3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전월(2조6000억원)에 이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대출 중 대기업대출은 2조원 증가에서 8000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이는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에 따른 영향이다. 중소기업대출은 9조5000억원에서 6조5000억원으로 3조원 줄었다. 은행·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의 경영자금인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축소됐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24조7000억원으로 한 달 전(1025조7000억원)보다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사진은 한 은행의 창구. 사진/뉴시스
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