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0일 마켓컬리 김포 물류센터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김슬아 컬리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2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추가로 유치하기로 한 가운데 외형을 키우고 추가 투자 유치와 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이미 레드오션으로 변한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과 후발주자의 맹렬한 추격을 받으면서 추가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장보기 앱으로 출발한 마켓컬리는 최근 리조트 숙박 상품을 내놓고 대형 가전을 처음으로 기획전 형식으로 판매하는 등 카테고리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약관 개정을 통해 숙박 예약 서비스와 가전 렌탈 서비스 도입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기업공개(IPO) 추진 계획을 밝힌 후 새벽배송 지역도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확대하면서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는 모습이다. 지난 2월 김포 물류센터 오픈으로 처리 물량은 기존의 2배로 늘었다.
이처럼 컬리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덩치 키우기에만 몰두해 수익성 개선에는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마켓컬리는 매출 규모가 커지는 동시에 적자 규모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매출액은 9523억원으로 전년 4259억원 대비 123.5%가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162억원으로 전년보다 150억원가량 적자 폭이 확대됐다. 누적 영업적자는 2600억원에 달한다.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마켓컬리는 최근 글로벌 IB인 골드만산스, JP모간,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일각에서는 컬리가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자체로는 경쟁력이 부족해 신선식품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더라도 미국 상장 추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마켓컬리와 달리 미국 IPO에 성공한 쿠팡은 적자 규모를 줄이고 있으며, 매출 규모도 13조원 수준이다.
유통 대기업들이 신선식품 온라인 판매에 뛰어들면서 마켓컬리의 영역을 위협하고 있다. 신세계와 현대가 프리미엄 식품관 배송을 강화하면서 점유율 뺏기에 나선 데 이어, 기업공개를 앞둔 오아시스마켓은 비수도권 지역 새벽배송확대를 통해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또, 초기투자자인 한국파트너스가 지난 3월쯤 보유하고 있던 마켓컬리 지분 전량(매각가 약 138억원)을 매각하고 오아시스에 투자한 것이 경쟁력이 약화의 방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증시에서 국내 증시 입성으로 선회할 경우 적자 기업이더라도 성장성이 있다면 코스닥 진입을 허용하는 테슬라 상장제도를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마켓컬리 측은 3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마켓컬리는 원가 부담이 높은 신선식품 분야에 주력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성장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IPO를 진행해도 해외 투자자들의 호응이 기대를 밑돌 수 있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