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팀 교체를 사실상 공식화 했다. 박 장관은 14일 출근 길에 만난 기자들에게 "수사팀은 김 전 차관 성접대·뇌물 사건에서 그를 피의자로 수사했고 출국금지 사건에서는 피해자로 놓고 수사했다. 그것을 법조인들은 대체로 이해 상충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박 장관이 지목한 수사팀은 수원지검 형사3부로, 이정섭 부장검사가 수사 지휘 실무를 맡고 있다. 이 부장검사는 2019년 김 전 차관 성접대·뇌물 사건 수사를 위한 특별수사단에서 활동했다. 1심부터 최근 파기환송된 대법원까지 공소유지를 담당했다. 박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김 전 차관에 대한 대법원 판결 기사를 게시하면서 "피의자로 수사 피해자로 수사 이것을 이해충돌이라 하는가?"라고 적었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 10일 성접대 및 뇌물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에 대한 상고심 판단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증인이 검찰에 소환돼 면담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회유나 압박·답변 유도나 암시 등의 영향을 받아 진술을 바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검사가 면담과정에서 증인의 법정진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원심이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한 근거가 된 법정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박 장관은 이달 말쯤 있을 고검검사급 인사에 대해 이 부장검사의 인사 여부와 별개라면서도 "41명의 대검 검사급 인사에 연이은 것이라 인사 폭이 크다"고 말했다. 이 발언 역시 '김학의 불법 출금 의혹' 수사팀 교체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지난 4일 대검검사 인사에서 수사팀을 지휘하는 수원지검장에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수원지검 상위청은 수원고검장이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을 각각 보임했다. 수원지검장을 맡았던 문홍성 검사장은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고검장은 대표적 친정부 성향 검사로 알려져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측근으로 알려진 신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각을 세워왔다. 지난해 12월 '검찰총장 징계사태' 때 징계위원으로 나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기피신청을 했으나 징계 의결에서만 빠져 정족수만 맞춰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