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자율주행차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자율주행차 시장이 연평균 41%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요국 자율주행차 산업경쟁력에서 우리나라 인프라·기술·혁신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지만 정책·입법 요소 경쟁력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빅블러(Big Blur) 가속화의 파급효과: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 자율주행차 산업경쟁력을 비교할 때 한국의 기술·혁신은 7위(84점)로 미국의 95% 수준이다.
인프라 2위, 소비자 수용성 10위, 정책·입법은 16위로 네 가지 항목을 종합 평가했을 때 한국의 자율주행차 산업경쟁력은 주요국 7위를 차지했다.
자동차 산업은 기존 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간 융합을 바탕으로 여러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 현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내연기관 기반의 기존 자동차시장은 2011년에서 2019년 사이 연평균 2% 성장을 보이며 성장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기업들의 경쟁적 투자와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전기차는 연평균 31%(2500만대), 자율주행차 40%(1조1204억 달러), 우버·타다 등의 공유차 18%(7000억 달러),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커넥티드카는 18%(1985억 달러)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빅블러(Big Blur) 가속화의 파급효과: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 자율주행차 산업경쟁력을 비교할 때 한국의 기술·혁신은 7위(84점)다. 출처/한국은행
한국의 경우 신기술 수용능력, 혁신역량, 도로품질 등 교통인프라 및 5세대 통신(5G) 보급 등 통신 부문의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생태계의 높은 잠재성을 시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자율주행차 규제 정도, 관련 법제도 정비 등 정책·입법요소의 준비 정도는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평가다.
정부는 관련 제도 마련과 인프라 조성을 통해 2022년 부분자율주행차(레벨3), 2024년 완전주행자율차(레벨4), 2027년 완전주행자율차사용차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4~2025년까지 관련 제도와 인프라를 완비한다는 계획이다.
정선영 한은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자율주행차 규제 정도, 관련 법제도 정비 등 정책·입법요소의 준비 정도는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신기술 수용 능력, 혁신역량, 교통인프라 및 5G 보급 정도 등에서의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생태계의 높은 잠재성을 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의 경우 신차 생산은 2030년까지 연 평균 20%의 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전기차 관련 산업경쟁력(공급)은 중국·독일·미국·일본에 이어 5위 수준이다. 2019년 우리나라 전기차 글로벌 점유율은 5.4%(12만1952대)를 기록했다.
한국·중국·일본 3개국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1월 기준 약 35%로 전년(16%)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공유차 시장 규모도 연평균 60%의 속도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서비스 이용자수는 운전면허 소지자(3256만명)의 30%에 육박했다.
하지만 글로벌 공유차 시장이 ICT 기업 뿐 아니라 자동차 제조업체까지 가세해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나선 것과 달리, 국내는 법적 규제 및 기존업계의 반발로 제한된 범위에서만 성장하는 추세다. 라이드헤일링의 대표격인 타다는 일명 '타다금지법'의 통과로 사업이 중지됐다. 그 대안으로 택시헤일링 서비스인 플랫폼택시가 기존의 택시업계와 공유차 서비스가 결합된 형태로 시장을 형성한 상황이다.
커넥티드카 서비스의 경우 지난 2월 기준 무선통신 가입자가 약 400만명에 이르며 이는 자동차 총 등록대수 대비 16%를 차지한다. 작년 한 해에만 가입 회선이 117만개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공급자 중심의 획일화된 대량 생산체제를 기반으로 시장이 형성됐던 과거 내연기관차 시대와 다르다. 미래차 시대에는 사용자 중심, 서비스 중심, 다양성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관련 산업 및 시스템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잇다.
정 부연구위원은 "정책당국은 기술간·산업간 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빅블러 생태계를 조성하고, 변화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및 정책 마련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급변하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국내외 경제환경·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