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들이 안동L하우스에서 생산되는 코로나19 백신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국내 5개 업체가 각자 후보물질의 장점을 살리는 한편 개발 플랫폼을 활용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국내 기업의 백신 개발 플랫폼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셀리드는 아스트라제네카, 얀센과 동일한 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으로 'AdCLD-cOV19' 임상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는 노바백스와 같은 재조합 백신을 개발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NBP2001'과 'GBP510'을, 유바이오로직스는 'EuCorVac-19'을 개발 중이다.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각각 'GX-19N', 'GLS-5310' 임상 중에 있다. 두 후보물질 모두 DNA 백신이며 상용화된 백신은 없다.
업체마다 임상 단계는 다르지만 5개 업체 모두 연내 임상 3상 개시가 목표다. 국내에서 임상 3상을 치르게 되면 국내외에서 허가를 받은 다른 백신과의 비교임상도 가능해진다.
기존 백신 임상 3상에선 수만명의 참여자를 투약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다. 반면 비교임상으로 진행하면 임상 참여자 수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고, 대조약물과의 비열등성만 입증하면 된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다른 플랫폼으로 개발된 백신도 대조약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세부 방침을 내놓았다.
업체별 전략은 갈린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진원생명과학은 추후 상황을 지켜본 뒤 3상 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두 후보물질의 임상 데이터를 도출한 뒤 하나를 선별해 3상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남은 후보물질에 대한 개발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임상 데이터를 도출한 뒤 개발 속도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후보물질의 3상을 먼저 진행한다"라며 "임상 3상 관련 구체적인 설계가 끝나지 않은 상태이며 임상시험계획(IND)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진원생명과학은 1상 결과 발표 이후 3상에 대한 계획 수립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비교임상 추진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개발사 입장에선 비교임상을 진행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며 "다음달 중 1상 결과를 발표할 에정인데, 상황을 지켜본 뒤 3상에 대한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 제넥신은 해외 임상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제넥신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효과 검증을 위해 구체적인 글로벌 임상 3상 후보 지역까지 검토를 마친 상태다.
제넥신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3상 승인이 나오면 바로 개시하는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유효성 평가를 위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국내에선 코로나19 발생률이 해외보다 높지 않아 적은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으로 진행하겠지만, 인도네시아와 남아공을 포함해 글로벌 3상으로 실시한다는 게 기본 전략"이라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