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전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부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파운드리의 몸값이 급등하고 있다. 반도체 최대 소비국인 중국에서는 이미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지만 추가 증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으로 더욱 확대될 반도체 수요를 고려할 때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16일 중국 현지언론 아이제웨이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 30개사는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2분기부터 파운드리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중국 SMIC(중신궈지)를 비롯, 대만 UMC와 파워칩은 이미 4월에 파운드리 가격을 10~30%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TSMS는 올해와 내년 주문에 대한 모든 가격 할인 정책을 폐지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SMIC 공장. 사진/SMIC 홈페이지 갈무리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로 사실상 전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 업체는 잇따라 국내외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으며 TV, 스마트폰 등 세트업체도 출하량 감소가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대형 스마트폰 업체들이 올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부족 사태가 더 길어지면 출시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중국은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공급 안정화에 나섰다. SMIC는 올해 12인치 웨이퍼 생산규모를 월 1만장 늘리고 8인치는 최소 월 4만5000장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SMIC는 지난해 말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이타운케피탈(EtownCapita)과 법인(중심경성)을 설립하고 2024년까지 신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SMIC는 공장 건설이 마무리되면 12인치 웨이퍼를 월 10만장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SMIC가 여전히 수요를 쫒아가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일(현지시간) 중국 남경에서 열린 '2021 세계 반도체 컨퍼런스'에서 중국 과학기술 분야 최고 학술기구인 중국공정원의 우한밍(Wu Hanming) 원사는 "오늘날 중국에서 증가하는 반도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SMIC 8개에 맞먹는 생산능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말 200밀리리터(㎜) 웨이퍼로 환산했을 때 월 306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2위인 TSMC는 272만장,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193만장, 179만장이다. SMIC는 올 1분기 기준 월 54만장이다. 우한밍 원사 주장대로 8배로 늘리면 생산능력은 432만장에 달한다.
우한밍 원사는 다른 반도체 기업도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SMIC가 공장을 더 세운다고 해도 절대적인 비중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고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능력 확대가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SMIC의 고객은 대부분 중국 팹리스라 생산능력을 더 늘려도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SMIC가 생산능력을 8배까지 늘릴 가능성은 낮지만 파운드리 수요는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공장을 더 세우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