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잇따라 만나 '여야정 상설 협의체' 재가동에 공감대를 모았다. 이들 모두 큰 틀에서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으면서 그동안 멈춰 있었던 협의체가 다시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날 김 총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여야 간 협치가 좀 더 진일보한 논의를 할 수 있도록 행정부를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며 "코로나19 국난 위기 속에서 협치할 사항이 많다. 여야가 합의해 민생 해결을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 총리는 "제1야당 정당사 첫 30대 당 대표가 된 것을 축하한다"며 "국가적 과제에 여야가 없다. 국민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힘을 합치겠다고 말해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특히 두 사람은 비공개 논의 과정에서 여야정 상설 협의체 재가동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 후보들이 말하는 것과 현실 정책을 집행하는 정부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으니 그런 내용을 여야 정당 대표자들께 충실히 설명 드리겠다고 했다"며 "이 대표는 여야정 상설 협의체를 잘 가동해 이견을 좁혀가는 틀로 쓰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여야정 상설 협의체를 다시 가동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다"면서 "조만간 협의체 가동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국회를 방문한 이철희 정무수석을 만나서도 멈춰 있던 협의체를 재가동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국가 위기에 여야가 따로 없다는 데 깊이 공감한다"며 "어느 때보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여야 협치의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저희가 앞장서서 방역 부분을 지지하고 국민들을 설득도 할 수 있도록 그에 상응하는 자료를 제공 받으면 좋겠다"며 "야당을 협치 파트너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이 수석은 "여야정 상설 협의체가 가동되면 좋겠다"며 "운영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가능하면 조속히 가동해 민생 현안에 대해서 충분히 소통해서 일괄 타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다만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여야정 상설 협의체는 청와대에 국정에 필요한 방향대로 참석 인원을 조정하라고 전했다"며 "논의가 활성화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지난 14일 이 대표를 향해 "여야정 협의체의 조속한 가동에 적극 협력해주실 것을 공식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 대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른 시일 내 합의해 정례화할 수 있도록 말씀드리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협의체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2018년 8월 청와대 오찬에서 합의한 기구로, 협치와 소통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마련됐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5일 열린 회의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2년여 동안 열리지 않았다. 여야 대표가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재가동을 위한 양 당 논의가 조만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김부겸 국무총리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사진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