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코로나19 mRNA 백신.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화이자와 모더나가 mRNA 플랫폼으로 백신 개발에 성공한 반면, DNA 백신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개발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는 원인으로는 생산성이 지목된다.
20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기술동향 브리프 '백신 플랫폼 기술'을 보면 백신은 개발 플랫폼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세대로 나뉜다.
이 중 가장 최근 기술이 탑재된 3세대 백신에는 바이러스 벡터, mRNA, DNA 백신이 포함된다. 특히 mRNA와 DNA 백신의 경우 이전에도 연구는 진행됐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두 플랫폼 중 상용화에 먼저 성공한 플랫폼은 mRNA 백신이다. mRNA 백신은 항원을 만들 수 있는 염기서열을 가진 mRNA를 지질나노입자(LNP) 등 전달체와 함께 주입해 체내 세포가 항원 단백질을 만들게 하는 원리다. 출시된 제품으로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있다. 국내에서도 개발이 진행 중이며, 독일 큐어백도 mRNA 백신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DNA 백신 개발 역사는 약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항원을 만들 수 있는 염기서열을 가진 DNA를 체내 주입한 후 전기천공(electroporation) 등의 방법으로 세포 내로 보내고 이후 체내 세포가 항원 단백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백신만 개발됐다.
두 플랫폼 모두 직접 감염원을 다루지 않아 안전성이 우수하고, 저비용으로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인체 투여 이후 단백질을 만드는 방식에만 차이가 있다.
DNA 백신은 체내에 투여되면 세포 안에서 mRNA를 만드는 전사 과정이 필요하다. mRNA 백신 이 방식을 삭제한 개념이다. DNA 백신 개발 성과가 mRNA에 비해 늦은 것도 이 같은 전달 방식에서의 차이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코로나19 대응 주요 백신 플랫폼별 장단점. 표/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보고서를 통해 "mRNA 백신은 DNA 백신처럼 세포핵 안으로 들어갈 필요 없이 그 외부 세포질 내에서 단백질을 생산 가능하다"라며 "DNA 백신은 세포핵으로 들어가 전사 과정을 거쳐 mRNA를 만든 후 다시 핵에서 세포질로 이동해 단백질을 만들므로 mRNA보다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현재까지의 임상 결과로는 항원 생산 및 면역반응·예방효능 등이 낮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라고 밝혔다.
mRNA 백신보다 DNA 백신 투여 단위가 높아 원재료 투입량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제조 단가가 올라가는 점도 거론된다.
상용화를 마친 화이자, 모더나 백신 기준 mRNA 백신 투여량은 각각 30㎍(마이크로그램), 100㎍이다. 반면 DNA 백신은 ㎎ 단위로 투여된다. 단위가 올라가는 만큼 원재료 투입량이 많아지는 셈이다.
국내 한 백신 개발 업체 관계자는 "mRNA, DNA 백신은 안전성이 높고 개발 비용이 줄어든다는 공통된 장점이 있지만 원재료 투입량은 DNA 백신이 더 많은 편"이라며 "DNA 백신 개발사들이 면역반응을 더 활성화하려는 것도 mRNA 백신보다 제조단가가 많이 들고 효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