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단면역' 멀었는데…도쿄올림픽 향한 불안한 시선

백신 확보했지만 접종률 15%…대회 연기·중단 여론 압도적
일본 입국한 선수 코로나 확진…변이 바이러스 확산도 악재

입력 : 2021-06-2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도쿄올림픽 개막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본 정부의 집단면역 형성 계획에 차질을 빚으면서 현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림픽 개최를 중단하거나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21일 아사히신문이 19∼20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올 여름에 개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은 34%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32%는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30%는 재연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본 국민의 3명 중 2명이 대회 강행에 반대하는 셈이다. 지난달 15∼16일 조사했을 때는 취소 의견이 43%, 재연기 의견이 40%였다. 대회 개최가 임박하면서 취소나 재연기를 요구하는 이들의 비율이 축소하기는 했다.
 
일본 정부는 1만명 이하(개회식은 2만명 이하)의 관중을 입장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일본 정부의 방침과는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도쿄 상공리서치가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일본의 9163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4% 회사가 "도쿄올림픽의 중단 또는 연기가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응답별로는 '예정대로 개막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35.9%로 가장 많았다. '중단'이 34.7%, '개최 연기'가 29.3%로 뒤를 이었다.
 
 
개막을 지지하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지난 조사와 비교할 경우 개막을 중단하거나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개최 연기나 중지를 택한 이유를 묻는 설문(복수 응답)에는 '일본 내 백신 접종률이 낮다'는 응답이 76.2%로 가장 많았다. '올림픽 관계자들의 일본 방문으로 감염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응답도 75.7%로 뒤를 이었다.
 
21일 일본 도쿄에 있는 음료 제조업체 산토리에서 이곳 직원들이 백신 접종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로 일본 정부의 집단면역 확보 계획은 차질을 빚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1회 이상 접종률은 지난달 17일까지 3.7%에 머무르다 이달 17일 15.2%로 높아졌다.
 
하지만 1차 접종률이 63.4%인 이스라엘과 52.2%의 미국 등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21일 기준 29.2%의 접종률을 기록한 한국보다도 낮다.
 
일본 정부가 확보한 주력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으로, 전 국민이 접종 가능한 수량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문제는 백신 대상자를 분류하고 실제 접종까지 이뤄지게 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접종 대상을 확인하고 중복 접종 등을 방지하기 위한 접종권 배포를 도입했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백신 접종을 예약하려면 지자체 코드와 접종권 번호 등을 인증해야 하는데, 해당 정보가 모두 접종권에 기재돼 있어 접종권을 배포받아야 예약이 가능하다.
 
접종권이 우편으로 발송되는 탓에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접종권을 제때 발송하지 못한 지자체가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 내 백신 접종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우편으로 발송하는 접종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정부가 운영하는 코로나19 애플리케이션(앱) '코코아' 이용률도 현저히 낮다. 코코아앱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감염 대책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입국자들은 모두 스마트폰에 해당 앱을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코코아앱은 지난해 6월 이후 약 2834만건이 다운로드 됐다. 일본 인구의 약 20% 이상이다. 그러나 지난 18일 기준 코로나19 양성자 신고 등록은 1만8105건으로, 약 78만명인 누적 감염자 수의 2% 그쳤다.
 
전 세계적으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는 점도 우려스럽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영국발 알파 변이보다도 전파력이 60%가량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내에선 델타 변이가 세계적으로 '지배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영국에선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방역규제 완화 방침을 한달 연기됐다. 현재 영국 내 신규 감염자의 60% 이상이 델타 변이 감염자다. 미국에선 일주일 전 신규 감염자의 6% 정도가 델타 변이 감염자였지만 이번주 들어 10%로 델타 변이 감염자 비중이 높아졌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19일 일본 나리타공항에 입국한 우간다 선수단 9명 중 1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우간다 선수단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일본으로 향했지만 코로나19를 피하지 못했다.
 
대회가 개막하기도 전에 선수단 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불안감도 퍼지는 분위기다. 올림픽을 계기로 코로나19가 더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9일 도쿄 올림픽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도쿄 국립경기장 주변에서 올림픽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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