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세계적으로 철강 수요가 늘면서 올해 국내 철강재 수입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수입국인 중국과 일본은 자국 수요 감당도 벅찬 상황으로, 앞으로도 수출을 크게 늘리진 않을 것으로 예상돼 '철강 대란'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내 철강재 수입량은 579만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지난 5월 수입은 102만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철강재 수입이 이미 전년보다 26.2% 급감했는데 또 줄어든 것이다.
특히 일본산 수입이 크게 줄었다. 1~5월 일본 철강 수입량은 161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감소했다.
중국산 1~5월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중국산 수입의 경우 특히 철근이 크게 줄었는데 지난달엔 전년 동기보다 65.8% 감소했다.
선박 건조에 주로 쓰이는 중후판도 수입량이 감소세다. 올해 1~5월 우리나라의 중후판 수입량은 35만7000톤으로 작년 73만3000톤보다 51% 줄었다.
중후판의 경우 일본 수입 비중인 큰데, 1~5월 일본산은 18만7000톤으로 전년 25만3000톤보다 26%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산 중후판은 65% 감소한 15만톤에 머물렀다. 일본 제철소들은 후판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자 7월 출하가격을 톤당 5000엔 인상한 10만7000엔으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수입이 줄어든 건 철강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자국 수급 안정화를 위해 수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한 열연강판. 사진/포스코
중국은 그동안 철강재 수출에 대해 세금 혜택을 줬는데 지난 5월부턴 이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오히려 관세를 인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중국의 철강 수출은 전월 대비 34% 감소한 527만톤에 그쳤다.
이 가운데 중국이 최근 철강산업에 대한 전국 단위 조사에 착수하면서 조강 생산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선 노후 설비와 신규 설비의 기준 부합 여부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이며, 오는 7월 말까지 예정이다.
일본 역시 도쿄올림픽 개막으로 철강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전보다 많은 양을 수출하긴 계속해서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철강 수요는 커지는 가운데 이처럼 수입은 줄면서 건설 현장과 가전업계는 비상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면서 각종 제품 가격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지난달 국내 철근 가격은 톤당 135만원으로, 90만원을 넘은 건 2008년 5월 이후 13년 만이다. 철근 확보가 어려워지자 아예 공사를 멈추는 현장도 생기고 있다.
건축 자재와 가전에 쓰이는 컬러강판 또한 올해 들어 톤당 가격이 40만원 이상 뛰었다. 컬러강판은 지난해 말부터 공급 부족에 시달린 바 있다.
국내 업체들은 7월에도 제품 가격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경우 7월 열연 가격을 톤당 10만원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