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연간 1조원이 넘는 적자에 시달리는 서울교통공사가 유동성 위기를 피하고자 4530억원의 채무를 서울시에 앞당겨 넘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년 9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도시철도공채 원리금과 이자 등 4530억원을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오는 30일자로 조기 이관받는다. 올해 1조6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하철 정상 운행과 부채 상환을 위해 유동성 자금 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초 서울시는 2026년까지 만기 도래하는 2조4000억원 규모의 도시철도공채를 매년 일정액씩 순차적으로 넘겨받아 왔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지하철 운수수입 감소 등으로 서울교통공사가 자금난에 봉착하자 서울시가 2년치의 공채를 조기에 이관키로 결정했다.
서울교통공사의 부채비율은 6월말 결산 기준 135.46%로 행정안전부가 정한 공사채 발행 허용 한도인 1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비율을 줄여야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한 상황에 직면했다. 공채 4530억원을 서울시에 조기 이관할 경우 부채비율은 116.04%까지 줄어든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를 토대로 7134억원의 공사채를 발행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관된 공채를 만기 도래일에 맞춰 상환하면 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재원 투입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공사 부채비율 상황에 따라 추가 조기이관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서울교통공사는 최근 1500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하고,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내용 등의 자구안을 내놨지만 노조의 반발에 부딪히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군자차량사업소에 열차가 정차해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