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미국 유엔대사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규탄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및 일본과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에 납치 문제에 관한 심포지엄'에서 "미국은 북한 정부가 국제적인 납치와 강제 실종에 관여하고 있는 것을 전적으로 규탄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일본 및 다른 나라 사람들을 납치하고 그들의 의지에 반해 강제로 억류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그것은 말도 안 된다. 계속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이런 불법 행위에 대해 일본 국민들과 연대하고 있다"며 "북한은 이 개인들을 석방하고 이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북한은 이런 납치 문제를 포함한 수많은 인권 침해에 책임이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오랜 부당함에 맞서 일본을 포함한 우방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정부는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한국 및 일본과의 양자 회담 또는 3자 회담에서 논의해 왔다고 설명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기조연설에서 "국제적인 과제로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강하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모든 납북자 피해자가 하루 빨리 귀국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가토 장관은 또 "납북자 문제를 해결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면 북한과 국교 정상화를 목표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재재와 코로나19로 경제 위기에 직면한 북한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 등 현안을 해결한 후 일본과 밝은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가토 장관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는 북한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은 일본인 납북자는 13명으로 이 중 5명은 돌아갔고 8명은 사망해 종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본 정부가 공식 인정하고 있는 납북자는 17명으로 이 중 5명만 2002년 귀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과 일본은 2014년 5월28일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합의했다. 당시 북한은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기로 했고 일본은 대북제재 일부를 해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고 협상은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다.
이 심포지엄은 지난 2016년부터 매년 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가 5번째로, 지난해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최되지 않았다.
올해 행사는 미국과 일본, 호주, 유럽연합(EU)이 공동으로 개최했으며 처음으로 화상 형식으로 진행됐다.
올해 행사엔 일본을 비롯해 미국, 태국 등에서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여겨지는 피해자 가족들도 참석했다. 1977년 11월15일 13살 나이에 북한 공작원에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의 동생, 1978년 22살에 납치된 다구치 야에코의 장남 등이 자리에 함께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미국 유엔대사.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