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미국 연방·주정부가 합세해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승소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은 28일(현지시간)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46개주 검찰총장이 페이스북을 상대로 낸 반독점 소송을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DC 연방법원의 제임스 보즈버그 판사는 지난 3월 이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한 페이스북의 요청을 이날 승인했다.
보즈버그 판사는 FTC 등이 제기한 소송이 "법률적으로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 업계에서 독점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을 지지할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판사는 FTC가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30일 내로 수정된 소송을 제기할 시한을 줬다.
하지만 법원은 페이스북이 독점이라는 시각에 대한 회의론을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보즈버그 판사는 "FTC는 마치 법원이 페이스북이 독점 기업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그저 인정해주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원은 2012년의 사진 중심의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 인수, 2014년의 메신저 왓츠앱 인수 등을 무효화해달라고 요구한 주 정부의 반독점 소송은 너무 늦었다며 기각했다.
WSJ은 소송이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페이스북이 큰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FTC는 작년 12월 소송을 내며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같은 잠재적 미래의 경쟁자와 경쟁하는 대신 이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시장을 독점했다고 주장했다. 46개주 검찰총장 역시 비슷한 주장을 하면서 견제할 경쟁자가 없다 보니 페이스북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저하하고 이용자 데이터를 착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페이스북은 지난 3월 '틱톡' 등 신규 경쟁자들이 급성장하는 소셜미디어 업계에서 페이스북은 그저 하나의 선택지에 불과하다며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결정은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앞으로 마주치게 될 도전의 전조일 수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바이든 정부는 반독점 투사로 불리는 리나 칸을 독점 규제 당국인 FTC 위원장으로 앉히고 강화된 반독점 규제의 새 시대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미 사법 체계는 반독점 폐해에 해당하는 행위를 상당히 좁게 해석해왔다고 WP는 전했다.
이날 법원 결정 뒤 페이스북 주가는 4.2% 상승한 355.64달러에 마감하며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약 1131조원)를 돌파했다. 2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1조84억달러(약 1140조원)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2019년 10월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페일리센터에서 미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뉴스 탭'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