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1이 '괴짜 천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썰렁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할 흥행 요소 없이 온·오프라인 병행이라는 애매한 요소로 명확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 CEO는 3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 2021 기조연설자로 나서 자신이 만든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사업 '스타링크'에 최대 300억달러(약 33조81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머스크의 입을 흥행카드로 선택했으나 깜짝 발언을 연례행사처럼 한 그의 행보를 생각할 때 파급효과는 미미한 분위기다.
올해 기업들이 앞다퉈 오프라인 부스 참가를 포기하는 통에 매년 8개 수준이었던 MWC 오프라인 전시홀은 3개로 쪼그라들었다. 보통 첫날 각종 신제품이 쏟아지던 기존 대비 올해는 레노버와 TCL 정도가 신제품을 공개하는 정도였고 그 외에는 전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MWC 흥행 부진은 이미 개최 이전
삼성전자(005930), 소니, 에릭슨,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오프라인 부스 대신 온라인 참가를 선언하면서 어느 정도 예고됐다. 다양한 행사 진행을 통해 전시회 분위기를 달구는 오프라인 부스가 확 줄어든 상황에서 흥행을 이어갈 동력 자체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9년 2월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 박람회장 안을 관중들이 구경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는 단순히 MWC만의 문제가 아니다. 1월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1 역시 새로운 시도라는 호평 속에 여전히 온라인 한계가 뚜렷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전면 온라인 개최로 인해 영상 기술 등의 발전이 있기는 했지만 오프라인 행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었다는 게 업계 평가였다.
결국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던 CES 2020과 비교해 참가 업체가 지난해 절반 수준인 2000여개에 그치며 관심과 행사 효과가 동시에 줄어들었다. 주최사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내년 1월 CES 2022의 오프라인 개최 복귀를 선언한 상황이다. 온라인 개최의 장점도 봤지만, 오프라인을 대체할 만한 요소는 아니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도 이제 오프라인 행사 진행을 바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행사가 대세가 되면서 업체 간 온라인 홍보 기술이 발전하는 토대가 됐다"며 "하지만 온라인 행사가 아무리 발전해도 직접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오프라인 행사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들도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행사를 진행해왔으나, 행사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돼야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