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일부 저가항공사(LCC)들 줄줄이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여행 수요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주를 이루지만, 정작 당사자인 LCC들은 현실과 다른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티웨이항공(091810)과 에어로케이, 하이에어, 에어프리미아 등은 화물운송을 비롯해 운항관리사, 운항통제 행정담당 등의 인력을 모집했다.
앞서 항공정비 및 IT 관련 인력을 채용한 티웨이항공은 지난 2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화물운송분야 경력직 확보에 나섰고, 청주를 기반으로 한 에어로케이는 지난달부터 이달 20일까지 운항관리사 및 운항 통제 행정담당 인력을 모집했다. 하반기 운항을 준비 중인 에어프레미아 역시 정비부터 운항 부문 등의 인력을 채용 중이다. 지난 28일 김포국제공항에서 신규 항공기 1대(3호기) 도입식에 이어 하반기 4호기 도입을 예정 중인 하이에어도 지난 25일부터 운항승무원 행정직 채용 소식을 알린 상태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탑승객들이 출국을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LCC업계는 지난해 초 전세계적 확산이 시작된 코로나19에 극심한 국제선 여객 감소를 겪었다.
제주항공(089590)과 티웨이항공,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 등은 1~5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95% 이상 국제선 여객이 줄었고, 최근에야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한 이스타항공은 운항 재개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1분기 기준 직원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7% 가량 감소했다. 집계에는 반영되지만 휴직 중인 인력을 합치면 절반 이상이 정상 근무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객실 승무원의 경우 그 비중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트래블버블을 동력삼은 하반기 여행수요 증가 전망은 업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각 사별로도 7월을 기점으로 일부 국제선 노선 운항재개 소식을 알리며 반등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때문에 이번 일부사들의 인력 충원 역시 수요 회복을 대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존재한다.
하지만 업계 반응은 정반대다. 최근 인력 충원에 나선 항공사 대부분이 하반기 신규 운항에 나서는 곳인 만큼 기본적인 인력 구축을 위한 충원이라는 설명이다. 모집 부문 역시 운항 재개 시 가장 필요한 객실 승무원이 아니라 기술직이 주를 이루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 한다.
특히 현재 주요 LCC들이 정부로부터 고용 유지지원금을 보조받고 있어, 일부 필수 인력을 제외한 신규 인력 확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고용 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휴업, 휴직 수당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이다. 하지만 퇴사자 대체인력을 제외한 신규 채용 불가 조건이 따른다. 지난 3일 고용노동부가 지원 기간을 3개월 연장해 9월까지 혜택을 받게 됐지만, 당장 10월부터 인건비 부담을 걱정해야 하는 만큼 신규 채용은 현실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커지고 있는 여행 수요 회복 기대감이 아직 실수요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데다 회복 이후에도 현재 휴직 중인 인원들의 복귀로 충분히 대응 가능한 만큼 당분간의 신규 채용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