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 우려에 항공업계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타격 속 하반기 수요 기대에 국제선 운항 재개를 준비하고 있던 만큼, 살아나기 시작한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최근 인도를 시작으로 전세계적 확산세가 두드러진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심상치 않은 확산세에 해외 항공편 취소 사례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 대비 빠른 전파 속도와 심각한 증상이 특징이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전 세계적 백신 접종 확대에도 영국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백신 접종률이 80%에 달하지만 지난주 신규 확진자의 99%가 델타형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와 영국 뿐만 아니라 미국, 러시아, 스위스, 일본, 중국 등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며 전 세계적 3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는 델타 변이가 오는 8월 초 유럽에서 신규 감염자의 80%를 차지하고 8월 말에는 90%까지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델타 변이와 또 다른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발견된 상태다.
국내 역시 안전권은 아니라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아직 유입 초기 단계로 분류되지만, 현재까지 190건의 델타 변이가 확인된 상태다. 13일만에 600명대 확진자로의 복귀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우리나라도 해외유입 차단과 국내 확산 방지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방역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한 승객이 출국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신 접종을 동력으로 국제선 운항 기지개를 켜던 항공업계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르 재취항을 준비 중인 대한항공과 다음달 사이판 노선 운항에 나서는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사는 물론, 사이판과 괌을 시작으로 동남아 지역 재개까지 염두했던 저가항공사(LCC)들 역시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특히 하반기를 기점으로 중장기적 사업 확장을 계획하던 업체들은 더욱 표정이 어둡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내년 초 중형기인 A330 도입을 통해 유럽 노선 진출을 계획 중이고, 이스타항공은 어렵게 찾은 새 주인을 통해 연내 운항 재개 등을 목표로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에는 미국과 중국에서 델타 변이에 따른 항공편 취소 사례까지 발생하며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 상승이라는 악재 속 수요회복이라는 대형 호재를 통해 반등이 기대됐지만, 향후 방역지침 등에 따라 전략 수정이 필요할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 노선 자체를 확대하지 않은만큼 가시적인 타격이 있는 상황은 아니고, 보건당국 지침 역시 마땅히 나온 것이 없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전략 수정 필요성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