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5인 미만 사업장이 대체공휴일 적용에서 빠지면서 관련 논란이 불거진데 따른 것이다. 구직급여 지출 급증으로 재정에 빨간불이 들어온 고용보험 기금의 재정건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이후에도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고용보험료율 인상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경덕 장관은 30일 취임 후 첫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5인 미만 사업장과 관련해 다양하게 고려해야 될 일들이 많기에 당장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이제는 검토해야 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주말과 겹치는 모든 공휴일에 대체 공휴일을 적용토록 하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주말과 겹치는 올해 하반기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성탄절도 대체 공휴일이 돼 추가로 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5인 미만 사업장은 대체 공휴일 적용에서 제외됐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유급휴가를 적용하지 않고 있어 대체 공휴일법과 법률적으로 충돌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 사업장은 부당해고 관련 구제신청, 연장·야간근로수당 지급 등에서도 제외돼 있는 상태다.
안 장관은 이에 대해 "저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근로조건 보호를 위해 근로기준법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부분에는 기본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근로기준법 적용을 확대할 때에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조건 실태나 사업주의 부담, 현장 적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고용부에서도 현재 이와 관련한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노사 전문가 등과의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 장관은 이날 실업급여(구직급여) 지출 급증 등으로 고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고용보험기금 문제에 대해서는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에 따른 보험료율 인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장 보험료율을 인상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지출 효율화, 사업구조 개편 등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리 늦어도 8월 말까지는 재정 건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마련 후에도 문제가 있다면 보험료율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 부분은 노사가 공감하는 측면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 밖에도 내년 1월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 제정과 관련해 "현재 관계부처가 검토 중인 사안으로 노사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입법예고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적어도 청년 문제만은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청년의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인지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30일 취임 후 첫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5인 미만 사업장과 관련해 다양하게 고려해야 될 일들이 많기에 당장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이제는 검토해야 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간담회 중인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고용노동부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