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검사와 경찰관, 언론인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수산업자의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입건자들을 곧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입건된 사람들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참고인 12명에 대한 조사는 이미 마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김씨로부터 금품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들에 대한 조사 여부에 대해 "기본적인 팩트 확인이 먼저"라면서도 수사 대상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일반론을 강조했다.
김씨는 포항 출신으로 별다른 직업 없이 2008년쯤 부터 포항에서 법률사무소 사무장 등으로 행세하면서 사기행각을 벌여오다가 덜미를 잡혀 2016년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이듬해 특별사면됐다. 이후 1000억대 유산 상속을 받은 수산업자로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모은 뒤 권력층을 중심으로 인맥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또 다른 사기 혐의로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김씨가 포항에서 근무하던 전 서울남부지검 이 모 부장검사와 포항지역 경찰서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기자, 종합편성채널 앵커 A씨 등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수사 중이다.
경찰이 김씨의 금품로비 의혹을 인지한 것은 지난 2월 초순이다. 범죄정보 수집 과정에서 첩부를 입수했다. 이후 내사를 벌여 오다가 지난 4월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내로 전환한 뒤 5월 초쯤 관련자들을 정식 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정치인 가족을 상대로 한 수십억대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정식 수사로 전환한 뒤 경찰은 김씨가 수감된 구치소와 김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 모 전 부장검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김씨는 박영수 특별검사에게도 대게와 과메기 등을 명절 선물로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이날 박 특검은 입장문을 통해 "약 3년 전, 전직 언론인 송 모씨를 통해 김씨를 처음 만났고, 당시 포항에서 수산업을 하는 청년 사업가로 소개 받았다"며 "그 후 2~3회 만나 식사를 한 적이 있고, 가끔 의례적인 안부 전화를 한 적은 있으나 김씨의 사업에 관여하거나 행사 등에 참여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명절에 3~4차례 대게, 과메기를 선물로 받았으나 고가이거나 문제될 정도의 선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평소 주변의 신뢰가 있는 송씨의 지인이라고 생각하여 방심을 한 것이 제 잘못이고, 신중하지 못한 처신으로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하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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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