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정부가 이스라엘과 백신 교환(백신 스와프)을 통해 화이자 백신 70만회분을 조기 공급받는다. 해당 백신은 7일 오전 국내에 도착한다. 공급받은 화이자 백신은 오는 13일부터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 백신 접종에 사용될 예정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6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오늘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화이자 백신 70만회분을 이달 공급받고 9~11월 순차적으로 반환하는 백신 교환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스라엘 정부는 7월 접종에 사용하고 있는 화이자 백신이 일부 남을 것으로 예상돼 백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교환처를 찾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현재 접종하고 있는 화이자 백신의 유효기간은 이달 31일까지다.
당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 관리 기반과 유효기간 내에 70만회분을 충분히 접종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백신 교환이 이뤄진 것이다. 또 예방접종 참여율이 높아 단기간 내에 접종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당초 정부는 80만회분으로 협의를 시작했으나, 이스라엘 내 접종 신청자가 늘면서 교환 물량은 70만회분으로 최종 확정됐다.
우리나라는 개별계약을 통해 이달 1000만회분 포함 3분기에 8000만회분을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당초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으나, 이번 백신 교환을 통해 접종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번 화이자 백신 교환은 한·이스라엘 간 외교적 노력을 통해 쌓아온 양국 간의 신뢰에 힘입은 바가 크다.
앞서 양국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다자 협의체인 코백스(COVAX) 출범 논의 시부터 수시로 비공식 협의를 긴밀히 갖고 백신 협력을 논의해왔다. 지난 5월에는 이스라엘 외교장관의 방한 등 다양한 계기에 양자 간 백신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스라엘과의 백신 스와프를 통해 조기 공급되는 화이자 백신 70만회분은 7일 오전 7시15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도입 백신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허가를 받은 벨기에 생산분이다. 이스라엘에서도 7월 접종에 활용하고 있는 백신이다.
정부는 백신이 도착한 후 신속하게 접종에 활용될 수 있도록 즉시 통관을 완료하고 긴급사용승인을 할 계획이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자체적인 품질 검사와 국내 배송 절차를 거쳐 13일부터 예방접종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급되는 화이자 백신 70만회분은 당초 이달 공급 예정이었던 1000만 회분에 더해 예방접종에 활용된다.
우선 수도권 방역 안정화를 위해 서울·경기 지역을 대상으로 지자체 자율 접종을 13일부터 조기에 시행한다.
특히 확진자가 집중된 서울·경기에 화이자 백신 34만명분을 공급해 대민 접촉이 많은 직군에 대한 단기 집중 접종(13일부터 2주간)을 할 계획이다.
이는 해당 지자체가 대민 접촉이 많아 전파 위험이 큰 직종 등 대상군을 선정해 13일부터 각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시작한다. 서울 예방접종센터 43개소, 경기 예방접종센터 51개소에서 진행된다.
아울러 이달 말 시행되는 지자체 자율 접종 규모를 확대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당초 이달 말 44만명 규모로 계획한 지자체 자율 접종을 이스라엘 도입 물량을 반영해 80만명으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지자체 자율 접종은 8월까지 200만명을 대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도입으로 당초 28일부터 접종 예정이었던 교육·보육 종사자 중 어린이집, 유치원 및 초등 1·2학년 교직원, 돌봄인력 38만명에 대한 접종 일정을 13일로 앞당긴다.
사전예약은 8일 0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진행한다. 예약대상자에게는 7일까지 개별 문자로 예약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교육·보육종사자(초3∼중학교 교사, 아동시설 등)에 대한 예약·접종은 당초 계획대로 실시한다.
이후 정부는 이스라엘로부터 받은 화이자 백신 70만회분을 국내 백신 접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시점인 9월부터 11월까지 순차적으로 반환할 예정이다.
이스라엘로부터 받는 화이자 백신의 품질 우려에 대해 정은경 청장은 "보통 모든 백신들의 유효기간이 6개월 정도다. 하지만 6개월이 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백신이 공급되고 품질검사를 하고 유통하는 데 걸리는 시간들을 감안하면 실제 백신 접종의 유효기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이 3~4개월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달 정도 남은 유효기간은 품질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6일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화이자 백신 70만회분을 이달 공급받고 9~11월 순차적으로 반환하는 백신 교환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백신 주사기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