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함에도 영국 등 일부 국가들이 방역지침을 완화하고 나서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려를 표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최근 방역지침을 완화하는 국가들을 향해 극도로 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얻어온 이익들을 한순간에 잃지 않기를 바란다"며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이전처럼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많은 나라들이 식당과 상점, 스포츠 경기장 문을 속속 다시 열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일부 국가들은 봉쇄 해제를 미루고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일부 국가들은 예정대로 제한을 완화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성과 등을 내세워 오는 19일부터 코로나19와 관련해 실시했던 조치들을 예정대로 해제할 계획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실내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규정을 대부분 폐지하고 다음달 16일부터는 백신 접종자 등을 대상으로 확진자 접촉 시 자가격리를 면제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기차, 버스, 비행기 등 대중교통과 각 상점 등에서 마스크 착용 등을 포함한 방역 규정을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최종 결정은 12일 내려질 예정이지만, 최근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해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 정부 집계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2548명으로, 1월 하순 이후 처음으로 3만명을 넘어서며 약 5개월 반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입원은 386명, 사망은 33명이다. 지난 7일 합계기준으로 입원과 사망은 이전 7일간에 비해 각각 40% 이상 증가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이날 의회에서 존슨 총리가 올여름을 혼돈으로 밀어 넣고 있다고 비판하며 몇백만명이 격리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스타머 대표는 "우리는 마스크가 바이러스 전파를 막아서 사람들을 보호하면서도 경제에 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데 왜 존슨 총리는 보지 못하나"라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는 "밀집된 곳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상식이고 예의"라며 정부는 방역을 법적 규제에서 개인 책임에 기반한 조치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격리면제 시점을 두고는 '신중한 접근'이라고 해명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