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새롭고 독특한 콘텐츠를 선호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가상인물(Virtual Human)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제 사람과 똑 닮은 가상인물들은 활동 영역에 대한 제한을 받지 않는 데다, 주 고객층인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TV 광고, SNS, 유튜브 등에서 가상인물을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LG전자(066570)는 연초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2021'에서 가상인물 '김래아(Keem Reah)'를 선보인 바 있다.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의 래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 인물이다. 김래아는 CES에서 연설자로 깜짝 등장하며 주목을 받았다. 딥러닝 기술로 3차원 입체효과(3D) 이미지를 학습해 입체적이면서도 생동감 넘치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전자가 디자인한 가상인간 '김래아'가 CES 2021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혁신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난해 5월 김래아의 SNS를 개설해 일상을 공유하며 MZ세대들과 소통을 강화하는데 공을 들였다. 래아는 SNS 팔로워 1만명이 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가상 유명인)로 자리매김했다. 또 세계 최대 음원공유 플랫폼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첫 음원을 발표하며 세계관을 확장시켰다.
삼성전자(005930)는 앞서 'CES2020'에서 인공인간 '네온(NEON)'을 공개했다. 네온은 삼성의 미래기술 사업화를 담당하는 사내 벤처조직인 스타랩스에서 개발한 가상의 존재다.
이처럼 기업들이 가상인물을 선호하는 이유는 연예인과 달리 특정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TV 광고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1990년대 사이버 가수인 아담, 류시아는 어색한 느낌이 강했다면 최근의 가상인물은 마치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며 실제인지, 가상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가상인물 김래아. 사진/래아 인스타그램
특히 최근 주목을 받는 가상인물들은 본인을 싱어송라이터, DJ, 모델 등이라고 소개하며 가상 세계관 내세우기도 한다. 이러한 마케팅은 최근 소비 주류로 떠오른 MZ세대를 적극 공략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색 체험을 즐기고 비대면 문화가 익숙한 MZ세대의 특성과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또 기업 입장에서는 가상인물을 활용하면 MZ세대의 관심을 유발하는 것을 넘어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주된 고객층인 MZ세대가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가장 많이 접하다 보니 이를 활용하는 마케팅이 늘고 있다"며 "기업들이 MZ세대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친숙한 방식으로 다가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앞으로 가상인물을 활용한 마케팅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관계자는 "가상인물을 활용한 마케팅 방안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