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의 여성 속옷.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의미의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자기 몸 긍정주의)'가 확산되면서 편안한 속옷의 수요가 급증했다. 화려한 디자인보다 편안한 착용감이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패션업계는 노와이어, 심리스 등 기능과 착용감을 중점에 둔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8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의 올해 상반기 '한국패션마켓트렌드2021'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속옷 구매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착용감(100점 만점 중 83.4포인트)'을 꼽았다. 소비자들이 몸의 라인을 잡아주는 보정 속옷이나 화려한 디자인보다 편안한 속옷을 찾는 것이다. 심리스, 노와이어 등 편안함을 강조한 속옷 제품의 판매도 늘고 있다.
비비안(002070)의 전체 제품 중 여성용 사각팬티 라인의 판매 비중은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여성용 사각팬티는 비비안이 올해 초 '이지 앤 컴포터블(Easy&Comportable)'을 콘셉트로 선보인 브랜드 '나나핏'의 제품으로, Y존을 압박하지 않고 편안하게 입을 수 있어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비비안 관계자는 "앞으로도 편한 속옷 인기는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비안은 여성용 트렁크 팬티와 드로즈 등을 포함해 편안함이 강조된 제품군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비안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나나핏' 제품. 사진/비비안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가 선보인 와이어 없는 브라렛, 브라캐미솔과 여성용 사각 팬티도 인기다. 자주의 올해 1~6월 브라렛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82% 급증했고, 여성용 사각팬티 매출은 128% 늘었다.
특히 여성용 사각 드로즈인 '보이쇼츠'의 수요가 늘면서 올해 처음으로 삼각팬티 판매량을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올해 새로 출시된 브라렛과 브라캐미솔은 기능성 천연 소재 '텐셀'을 적용해 시원하게 입을 수 있고, 사각팬티도 자극 없는 유기농 소재로 제작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 관계자는 "여성용 사각팬티인 드로즈가 삼각팬티의 판매량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최근의 속옷 트렌드가 건강 중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여성들 사이에서 미의 기준이 달라지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지속되면서 편안한 여성 속옷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쌍방울(102280)의 트라이도 무봉제 심리스 라인 '심프리'와 여성 전용 트렁크 팬티 '하나만'을 선보였다. 쌍방울측은 "보디 포지티브의 영향으로 아우터 뿐만 아니라 편한 속옷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나날히 높아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심프리'와 '하나만'의 소재, 기장을 다양화해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랜드월드의 란제리 브랜드 에블린이 출시한 '더끌리는 브라'라인은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8만장을 돌파했다. 에블린의 더끌리는 브라는 2500여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기존 브래지어에 대한 불만족 요소를 조사하고, 30번 넘는 피팅테스트를 거듭한 끝에 작년 5월 출시됐다. 출시 8개월 만인 지난 2월 누적 판매량 10만장을 돌파한 데 이어, 4개월 동안 8만장이 더 판매됐다.
이랜드리테일의 라이프스타일웨어 브랜드 애니바디가 지난 3월 출시한 '편애브라'는 3개월 누적 판매량이 6만장을 넘어섰다. 애니바디가 보디 포지티브에 기반해 편안한 착용감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편애브라는 상품명에도 '너무 편해 매일 편애하게 된다'라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 6월 말 기준 누적 매출액도 10억원을 돌파했다.
BYC(001460)도 편안함을 강조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BYC의 노와이어 제품 브라렛 세트는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을 강조한 제품이다. BYC는 기능성 속옷 수요가 커짐에 따라 브라렛, 심리스 등의 제품 품목을 지난해 8개에서 올해 14개로 다양하게 늘렸다는 설명이다.
여성언더웨어 브랜드 '슬림9'이 선보인 여성 사각팬티 '네모팬티'는 누적 판매량 110만장을 넘어섰다. 슬림9은 네모팬티의 사이즈를 기존 속옷브랜드보다 다양하게 XS부터 XL까지 5개로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편안한 착용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노와이어, 심리스 제품군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보디 포지티브가 미의 기준을 바꾸면서 편한 속옷을 찾는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프스타일웨어 브랜드 애니바디가 지난 3월 선보인 '편애브라'. 사진/이랜드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