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정부는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계기 일본 방문 및 한일 정상회담 추진이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것에 "이런 상황에서는 양 정부간 협의가 지속되기 어렵다"면서 일본 정부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외교당국간 협의 내용이 최근 일본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해 일본의 입장과 시각에서 일방적으로 언론에 유출되고 있는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그간 한일관계 관련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협력을 분리해 대응한다는 투트랙 기조 하에 양국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이 2019년 7월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할 것과 과거사 문제 관련 한일 외교당국간 대화를 통해 협의해 나가자는 입장을 그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양국은 외교채널을 통해 도쿄올림픽을 양국간 현안해결의 계기로 활용하는 방안을 긴밀히 협의해 왔다"면서 "현안해결의 모멘텀이 마련되고 적절한 격식이 갖춰진다는 전제 하에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앞서 니혼게이자이 신문, 지지통신 등 일본 현지 매체들은 양국 정부가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개막식(23일) 참석을 계기로 2년 만에 일본을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한국 정부가 요청해 일본 정부가 수용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노동자나 일본군 위안부 소송의 구체적인 해결책을 한국 측에 요구하면서, 구체적인 대책이 없을 경우 15분 정도의 '의례적'인 정상회담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 익명의 외무성 간부는 "본격적인 회담에는 응하지 않겠지만, 단시간이면 가능"이라고 전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1시간가량 '본격적'인 정상회담과 '수출규제 해제'와 같은 구체적인 성과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2월 평창올림픽때 방한한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와 약 1시간 정상회담을 하고 각종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마지막까지 열린 자세로 임할 것이며, 정상회담과 성과가 예견된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계기 일본 방문 및 한일 정상회담 추진이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것과 관련해 “이런 상황에서는 양 정부간 협의가 지속되기 어렵다”면서 일본 정부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사진은 일본 도쿄올림픽 홍보물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