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시채용 수준 개발자 모시기 경쟁

디지털 개발인력 수요 급증…"외주·계열사로 감당 안돼"

입력 : 2021-07-21 오후 2:25:57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개발자 채용을 한해에 두 번 이상 진행하는 카드사들이 늘고 있다. 디지털 역량이 업계 경쟁력을 판가름할 요인이 되면서 인력 모집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디지털 경력자에 초점을 맞춰 대규모 채용을 진행 중이다. 수시채용에 준하는 만큼 채용 횟수는 잦아지고 주기는 짧아지는 양상이다. 현대카드가 대표적이다. 지난 4월 데이터사이언스실 등 4개 부문에서 경력직 채용을 진행한 데 이어, 이달 개발자 모집을 다시 시작했다.
 
현대카드는 이번 채용에서 '2021 디지털 인재 모집'을 내걸었다. 그만큼 채용 규모도 크게 늘었다. 경력직 8개, 신입 6개 부문에서 인재를 찾는다. 경력직은 3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해야 한다. 모집 직종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 엔지니어, 플랫폼 엔지니어, 프로젝트 매니저, SW 엔지니어, UX·UI 디자이너 등이다. 신입직은 졸업예정자를 포함해 3년 미만의 경력자가 대상이다. 신입직 모집 직종도 SW 엔지니어, 플랫폼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으로 다양하다.
 
우리카드도 올해만 두 번 개발자 채용을 진행했다. 지난 4월 마이데이터, 빅데이터,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하는 경력직원을 모집했다. 지난달부터는 10개 부문에서 추가로 개발자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모집 분야는 데이터 고객분석, 디지털 전략, UX 기획, 페이먼트 서비스 개발, 데이터 사이언스, 마이데이터 등이다.
 
하나카드는 지난 5월 데이터분석, UX 등에서 전문계약직을 지원자를 모집하고 두 달 도 안돼 지난달에는 IT기획 부문 채용을 실시했다. 해당 부문 지원 요건은 7년 이상 경력자다. IT 신규 사업 분석과 인프라를 설계하고 프로젝트 관리를 담당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개발자 모집에 주력하는 것은 디지털 페이먼트 역량이 추후 업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네이버·삼성·카카오페이 등 3대 간편결제 업체의 비대면 결제가 늘자 카드업계에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은행 계좌 등 결제 등록 수단을 확대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이르면 11월에 구현되는 오픈페이 서비스 역시 카드사 간 디지털 경쟁을 심화시키는 이유다. 오픈페이는 자체 결제 앱에 다른 카드사의 신용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이다. 업계에선 해당 기능이 구현되면 타사 앱에서도 결제를 할 수 있어 고객 유치 경쟁이 이전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먼저 서비스를 구현하는 고객을 선점할 수 있는 만큼 속도 경쟁이 불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계 전체적으로 개발 인력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에는 외주업체나 계열사에서 개발 업무를 담당했는데 최근에는 마이데이터, 오픈페이 이슈가 커지고 있어 적극 대응하기 위해 개발자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디지털 페이먼트 개발에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해에 두 번 이상 개발자 채용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고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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