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군대 내 진급대상 전원에 대해 일률적인 신용정보를 조회하는 것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21일 신원조회 조사 대상·범위 등에 입법 근거를 마련하고, 조회 대상자를 최소한으로 줄일 것을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진정인은 국방부가 부사관 이상 진급대상자 전원에게 신용정보조회서를 제출하도록 해 사생활 비밀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보안업무규정이 신원조회 대상을 3급 이상 고위공무원이나 검·판사 신규임용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정한 반면, 국방부의 '국방보안업무훈령'은 그 범위를 과도하게 확대해 법률 유보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방부는 당사자 동의하에 신용정보조회서를 제출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군사기밀 유출 등 군사보안과 관련된 문제로 확대될 수 있어 재정상태 조회는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권위는 진급대상자가 개인 의사에 따라 신용정보조회서를 제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제출을 거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인권위는 "대상자의 카드발급내역, 대출정보, 채무정보 등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성실성을 담보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며 "군인사법이 정한 결격사유를 넘어서고,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정 직위에 보임하는 경우에만 재무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려하지 않고, 진급 대상자 전원을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해 기본권 제한의 최소침해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