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이 사상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검찰이 올해 상반기 국제 밀매 조직원 20여명을 적발하고, 157㎏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부장 문홍성)는 국가정보원·관세청, 외국 관계기관과 공조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말레이시아·대만에서 국제 마약 밀매 조직 2개파 23명을 적발하고, 태국으로 도피한 마약 사범 3명을 검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기간 압수된 필로폰 등 마약류는 157.2㎏으로, 이는 438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우선 검찰은 지난 3월 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 등지에서 뉴질랜드·인도네시아 조직과 연계된 국제 마약 조직원 13명을 체포하고, 필로폰 제조공장을 적발해 국내 도매가로 54억2000만원 상당에 달하는 필로폰 12.2㎏, 케타민 64㎏, 엑스터시 225정 등을 압수했다.
대만 경찰·해경은 우리나라 검찰이 기획한 라이브(live) 통제배달에 따라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국제 마약 밀매 조직원 10명을 검거하고, 필로폰 81㎏을 압수했다. 또 현재 국내·외 연계 조직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라이브 통제배달은 우편물·소포 안에 은닉된 마약류를 미리 제거하거나 대체 물질을 투입한 상태에서 통제배달을 하는 클린(clean) 통제배달과 달리 우편물 등에 마약류가 은닉된 상태에서 통제배달하는 수사기법을 말한다.
또 태국에 파견된 검찰 수사관은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인 마약 사범 2명의 소재를 추적해 이달 국정원·태국 마약청(ONCB)·이민국·경찰·해군 특수부대와 합동으로 이들을 검거했고, 현재 이들에 대한 국내 송환이 추진되고 있다.
앞서 이 검찰 수사관은 국정원·태국 마약청·이민국과 공조해 지난 4월 태국인과 공모해 국내로 필로폰을 밀수입한 후 태국으로 도주한 또 다른 마약 사범의 소재를 추적해 6월 검거했다. 이 사범에 대해서도 국내 송환이 추진 중이다.
주요국별 필로폰 국내 유입량 추이. 자료/대검찰청
국내에 유통되는 마약류는 대부분 국외에서 생산된 것으로, 특히 필로폰 밀수입은 2016년까지 중국발이 대부분이었던 것에서 2017년 이후로는 말레이시아·대만·미국·태국발 밀수입이 대폭 증가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등 다양한 경로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국제특송우편(EMS)·특송화물 이용, 의류, 식품(티백, 커피, 젓갈, 초콜릿), 생활용품(샴푸용기, 액자, 털실), 종교용품, 주방용 환풍기, 약통 등 국내 유입되는 마약류 은닉 수법이 은밀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발간한 '2020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사상 최다인 1만8050명이 적발돼 전년(1만6044명)과 비교해 12.5% 늘었다.
검찰 관계자는 "외국산 마약류가 국내에 유입되기 전 단계에서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주요 마약류 밀반입국에 수사관 파견과 실시간 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현지 거주 한국인 마약 사범에 대한 추적 수사 등을 통해 마약류 국내 밀반입 원천 차단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