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딜카' 인수 승인을 받으면서 '토탈 이동수단 플랫폼'의 마지막 조각을 완성했다. 차량호출,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 새로운 영역의 확장을 이어오던 카카오모빌리티가 대형 사업자가 존재하는 카셰어링 업계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2일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현대캐피탈이 운영하는 딜카를 양수하는 기업결합 건을 승인했다. 딜카는 현대캐피탈의 온라인 차량 대여 플랫폼으로, 이용자와 중소 렌터카 업체의 차량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정위는 택시 호출 플랫폼 시장, 온라인 차량 대여 플랫폼 시장, 지도 서비스 시장을 중심으로 심사한 결과 시장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적다고 판단했다. 온라인 차량 대여 서비스의 주된 이용자는 20~30대인데, 시장 특성상 이용자가 손 쉽게 서비스를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지도 서비스도 네이버·구글 등 경쟁사가 많다는 점이 고려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 들어 보다 공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 2월 카카오T 기차 서비스로 열차권 예매를 가능하게 한 것을 시작으로 꽃·간식 배달 서비스, 항공권 예매, 퀵서비스, 발레파킹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오너 드라이버를 위해서는 차량정비, 방문세차, 내차팔기 등 '내차관리'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이달 들어서는 LG그룹으로부터 1000억원, GS그룹으로부터 300억원의 지분 투자를 받는 등 모빌리티 플랫폼에서의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전방위 협력에도 나서고 있다. 누적 투자금 1조원을 넘기며 두둑한 실탄까지 확보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블루, 불러'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브랜드 택시 '카카오T 블루'의 입지 다지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브랜드 택시 '카카오T 블루' 광고 영상.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이 가운데 렌터카 중개업까지 진출하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됐다. 하지만 카셰어링 시장에는 이미 '쏘카'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있다. 공정위 등에 따르면 카셰어링 시장은 쏘카가 88.4%를 점유하고 있으며 그린카가 11.0%의 점유율로 뒤를 잇는다. 딜카의 점유율은 0.6%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카카오모빌리티의 딜카 인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지방으로 갈수록 차량을 찾기 어려운 상황, 렌터카 사업자가 중복 예약을 받아 제때에 차량 인수를 하지 못하는 상황 등 과거 딜카 운영 과정에서 노출됐던 빈번한 예약부도 같은 문제점들도 세간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딜카의 사업 모델을 카카오T 플랫폼에 최적화해 적용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쏘카나 그린카처럼 차량을 직접 소유하는 방식이 아닌 렌터카 사업자와 이용자를 중개하는 큰 틀에서 대면과 비대면 방식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대면 렌터카 서비스는 늦어도 올 3분기 내에 론칭을 준비 중이며, 딜카의 사업 형태를 딴 카셰어링(비대면) 렌터카 서비스는 카카오T 플랫폼 내에 최적화하는 데 까지 시간이 좀 더 소요될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기업결합을 논의하는 초기 단계라 자세한 사업 전략이 정해지지는 않았다"면서도 "기존 카카오T 이용자 성향에 맞춰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차근히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