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점유율 양극화가 1년새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는 역기저 효과와 반도체 수급난 등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성적을 냈지만 한국지엠과 쌍용차, 르노삼성 등은 판매가 급감한 영향이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량 중 현대차·기아의 비중은 87.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포인트 상승했다. 2012년 81.5%에서 2016년 75% 안팎으로 떨어졌다가 2018년부터 80%대 초반을 유지했던 점유율이 90%에 가까워진 것이다.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사진/현대차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반도체 공급부족과 같은 악조건에서도 준수한 성과를 올리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0.4% 늘어난 38만6095대를 판매했다. 전반적으로 감소세가 나타난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4세대 투싼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투싼은 전년 동기보다 116.8% 많은 2만8391대가 판매됐다. 아반떼는 7% 늘어난 4만222대가 팔렸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G80과 GV70의 활약으로 48.7% 성장한 7만2710대를 기록했다. G80은 한 달 평균 5000대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총 3만여대가 판매됐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세한 GV70은 2만2701대가 팔렸다.
그랜저는 지난해와 비교해 32%가량 줄었지만 총 5만2830대가 판매되면서 견인차 역할을 했다. 쏘나타와 팰리세이드는 각각 3만대 안팎, 싼타페는 2만2000대가량이 판매됐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도 5700대로 힘을 보탰다.
기아는 카니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1% 많은 4만6294대가 팔리면서 실적을 이끌었다. 쏘렌토와 K5는 3만9974대, 3만6345대로 뒷받침했다. K8과 셀토스도 각각 2만1000여대가 판매됐다.
반대로 한국지엠과 쌍용차, 르노삼성은 판매가 급감했다. 한국지엠은 주력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가 전년 동기보다 11.4% 증가한 1만633대가 판매됐지만 나머지가 부진했다. 상반기 전체 판매량은 3만3160대로 19.3% 감소했다. 점유율은 5.1%에서 4.4%로 떨어졌다.
쌍용차(003620)는 모든 모델의 판매가 줄면서 전체 판매량이 전년보다 34.8% 감소한 2만6625대를 기록했다. 렉스턴 스포츠는 1만5781대에서 1만853대로 31.2% 줄었고 티볼리는 22% 감소한 8030대가 판매됐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상반기 돌풍을 일으켰던 XM3의 판매가 60% 이상 줄어든 8086대로 축소됐다. XM3와 함께 실적을 이끌던 QM6도 1만7436대로 30% 줄었다. 르노 캡처가 12.5% 증가했지만 판매량은 850여대 수준에 불과하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의 내수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5.1%, 6.9%에서 올해 3.5%, 3.8%로 낮아졌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