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미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 이른바 FAAMG(페이스북·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이 비대면 경제 활황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끝 모르는 질주에 각국 정부가 반독점 규제 등을 시사하고 있어 호시절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전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망 문제의 여파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디바이스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한다.
28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분기 매출이 29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인 278억9000만달러도 상회했다. 같은 기간 주당 순익은 3.61달러로 3.03달러를 전망했던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 2분기 페이스북은 2016년 이후 가장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 일등공신은 단연 광고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이 기간 평균 광고 단가는 47% 증가했다. 또한 광고 집행 건수도 6% 늘었다. 이용자 당 평균 수익(ARPU)는 10.12달러로 예상치 9.66달러보다 높았다. 반면 비광고 매출은 36% 증가한 4억9700만달러로 예상치 6억8550만달러에 못 미쳤다.
페이스북이 28일(현지시간)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호실적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페이스북보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연이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 27일 애플은 매출 814억1000만달러, 순익 217억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 순익은 두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아이폰12가 꾸준히 판매되면서 애플의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같은 날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매출 618억6000만달러, 주당 순익 27.26달러의 호실적을 전했다. 모두 월가의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결과였다. 유튜브 광고 매출이 70억달러에 이르며 알파벳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MS는 클라우드 컴퓨팅 매출 호조의 덕을 봤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1% 증가한 461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는데,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매출이 30% 늘어난 173억8000만달러를 기록, 전체 매출 증가율을 웃돌았다. 이 중에서도 퍼블릭 클라우드 애저는 51%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앞날이 마냥 장미빛은 아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이들을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같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경쟁 촉진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을 하고 행정부에 "기업 간 경쟁을 확대하고 독과점 관행을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IT 공룡 기업들을 정조준했다. 미국 이외 다른 국가들에서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견제 수단을 하나둘 마련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부족한 반도체 부품도 문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부족이 맥과 아이패드 공급에 주로 영향을 미쳤다"며 "반도체 공급 제약은 3분기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MS는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로 PC 출하량이 줄어든 여파에 윈도 라이선스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변경된 애플의 앱 투명성 정책의 여파가 점차 가시화 될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 4월 아이폰 사용자들이 자신의 앱 사용을 페이스북 등 스마트폰 앱이 수집하지 못하도록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이는 아이폰 사용자에 대한 타깃 광고가 불가능해짐을 의미한다. 데이비드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1년에는 규제 및 플랫폼 변경, 특히 최근 iOS 업데이트로 인한 타깃 광고 역풍이 늘어났다"며 "3분기에는 2분기보다 더 큰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