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남양유업 본사. 사진/유승호 기자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남양유업의 임시 주주총회가 돌연 연기됐다. 남양유업을 인수하는 한앤컴퍼니는 현 대주주인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일방적으로 연기했다며 유감을 표하는 한편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으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30일
남양유업(003920)은 공시를 통해 임시 주주총회는 연기의 의제가 제안돼 심의한 결과 오는 9월 14일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의됐다고 밝혔다. 쌍방 당사자 간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앞서 남양유업은 이날 임시주총을 열고 집행임원제 도입을 목적으로 한 정관 변경, 이사 신규 선임 건 등 경영권 이전을 위한 안건들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집행임원제는 의사결정과 감독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이사회의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이사 신규 선임은 기타비상무이사 3명과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으로 계획됐다. 사내이사 선임 후보에는 이동춘 한앤컴퍼니 전무,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는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과 김성주·배민규 한앤컴퍼니 전무가 이름을 올렸다.
또한 사외이사 후보에는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사장과 이희성 전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이름을 올렸으며 감사 후보는 이길호 연세대학교 감사실장이 내정됐다.
다만 남양유업의 임시 주총이 연기되면서 이 같은 안건은 오는 9월 다시 다뤄질 예정이다. 임시주총 연기에 대해 남양유업을 인수하는 한앤컴퍼니는 입장문을 내고 유감의 뜻을 표했다. 현 대주주인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일방적으로 주총을 연기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앤컴퍼니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남양유업의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이전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아니하고 현 대주주인 매도인의 일방적인 의지에 의해 6주간 연기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매수인의 통보에 따라 7월 30일 거래종결을 위해 매도인은 7월 15일에 이사회를 열고 7월 30일부로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했다”면서 “그런데 임시주주총회 당일에 매도인이 입장을 뒤집어 매수인과의 협의는 물론 합리적 이유도 없이 임시주주총회를 6주간이나 연기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한앤컴퍼니는 별다른 이유 없이 홍 전 회장이 임시 주주총회 일정을 거래 종결일 이후로 연기한 것에 대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한앤컴퍼니에 따르면 계약상 거래 종결일은 오는 8월 31일이다.
한앤컴퍼니는 “거래종결 예정일은 7월 30일이고 거래 종결일은 아무리 늦어도 8월 31일을 넘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매도인이 주주총회장에서 굳이 그 이후로 임시주주총회를 연기한 취지를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이날 공시에서 주주총회 연기 사유로 명시된 것과는 달리 현재 매수인은 종결을 위한 준비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이미 매매대금 지급 준비를 모두 마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매도인은 매수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합의된 거래종결 장소에 이시각 까지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한앤컴퍼니는 “이는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인 바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며 “하루빨리 주식매매계약이 이행돼 지난 2개월간 남양유업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수립해온 경영개선계획들이 결실을 거둘 수 있게 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 건은 회사와 한앤컴퍼니 간의 내용이 아니고 최대주주와 한앤컴퍼니 간의 거래 상황이다보니 이 건과 관련해서는 회사측 입장을 말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