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코로나19 위기 타개책으로 여객기를 화물로 전환해 운영한지 1년 5개월만에 1만회 운항을 달성했다. 전세계로 수송한 화물 물량만 40만톤에 달한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화물 수송을 위해 보잉 777-300ER 여객기의 좌석 장탈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대한항공
2일 대한항공은 지난 1일 기준으로 화물 전용 여객기 1만회 운항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월 인천-호치민 노선부터 화물전용 여객기를 운항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 중국, 일본 등 전 세계 65개 노선에 화물전용 여객기를 운항했다. 세계 각지로 수송한 물량은 40만톤에 달한다. 1회 왕복 기준 40톤, 편도 기준 20톤씩 수송한 셈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발생 후 대부분의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자 선제적으로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했다. 적극적인 노력의 결과 지난해 3월 기준 38회 운항했던 화물전용 여객기가 현재 월 800회 이상 운항 중이다.
또 대한항공은 기내 좌석 위 짐 칸인 오버헤드빈, 여객기 좌석 공간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안전 장치인 ‘카고시트백(Cargo Seat Bag)’, 좌석을 장탈하여 화물을 탑재하는 CFL(Cargo Floor Loading)을 활용하는 등 국토교통부, 항공기 제작사와 함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통해 화물의 탑재력을 높여왔다.
대한항공은 긴급히 발생하는 방역 관련 수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항공편을 편성하고 있다. 진단키트, 방호복, 마스크 등 방역용품은 화물전용 여객기의 주요 화물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인도에 화물전용 여객기를 100여회 투입하여 방역 물자를 수송했고, 미국 볼티모어 공항에 진단키트 전세편을 운항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독일, 캐나다 등 세계 각지로 방역 물품들을 수송 중이다.
이 결과 대한항공은 역대 최장거리 운항 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 6월 12일 코로나 진단키트 등을 실은 KE8047편의 경우 인천-마이애미 구간을 경유없이 운항하며 총 14시간 42분 동안 1만3405km 비행 기록을 세우며 종전의 최장거리 기록을 갱신했다. 긴급한 수요의 특성을 고려해 기존에 운항하지 않던 노선이라도 적극적으로 항공기를 띄우고 공급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사진/대한항공
화물전용 여객기는 최근 물류난 개선에도 일조하고 있다. 해운 공급난 심화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운용 가능한 여객기를 최대한 가동하며 긴급 수출입 물류 지원을 위한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 대한항공이 여객기로 수송한 화물은 코로나19 발생 직후 월 1만6000톤 수준으로 급감했으나, 올해 들어 월 4만톤 이상으로 다시 증가했다. 이는 여객기가 정상 운영 되던 시기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중소 화주들을 위한 물류 지원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무역협회와 협력해 인도네시아, 일본 등으로 중소 수출기업 전용 전세편을 편성했다. 올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화물 정기편에 별도로 전용 공급량을 설정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 물류를 지원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통적으로 수출입 물동량이 늘어나는 하반기에는 화물전용 여객기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국적 항공사로서 적극적인 공급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물류 수출입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