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엇갈린 여름철 수혜주…에어컨만 ‘방긋’

집합금지 강화에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 커져…내부 활동 증가에 에어컨 수요 확대 기대감↑

입력 : 2021-07-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왔으나 여름철 대표 수혜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의 흐름이 업종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빙과류 식음료, 여행·레저 종목들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지만, 에어컨 관련주들은 급등하는 모습이다. 이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소비 회복 기대감이 줄어들고 내부 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여행, 호텔, 항공 등 여름철 수혜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대부분 하락했다.
 
여름 휴가 성수기가 코앞으로 다가왔으나 모두투어(080160)하나투어(039130)는 이달 초 2만6350원, 7만9200원에서 이날 2만4600원, 7만7200원으로 각각 6.64%, 2.53% 하락했으며, 호텔신라(008770)(-2.78%), 대한항공(003490)(-3.81%), 아시아나항공(020560)(-9.11%) 등도 주가가 하락했다. 수영복과 래시가드를 주력으로 생산·판매해 여름철 물놀이 수혜주로 알려진 배럴(267790)의 주가도 이달 초 1만950원에서 이날 1만300원으로 5.96% 하락했다.
 
대표적 여름 수혜주로 알려진 빙과·음료 종목과 여름철 소비량이 급증하는 육계 업체들의 주가도 부진하다. 이달 롯데칠성(005300)하이트진로(000080) 주가가 각각 3.79%, 7.43% 하락했고, 빙그레(005180)도 1.26% 내렸다. 육계를 가공·판매하는 하림(136480)마니커(027740)의 주가는 이달 초 3380원, 765원에서 이날 3205원, 687원으로 각각 5.18%, 10.20% 하락했다.
 
이 같은 여름철 대표 수혜주들의 부진한 흐름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집합금지 규제가 강화되면서 음료, 업소용 주류 등의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외 델타변이 확산으로 항공·여행 기업들도 여름철 성수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여름철 대표 수혜주로 알려진 종목들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거리두기 강화로 내부활동이 늘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에어컨, 선풍기 관련주들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에어컨 부품이나 에어컨을 제조하는 에쎈테크(043340), 신일전자(002700), 파세코(037070), 에스씨디(042110)는 이달에만 주가가 두 자릿수 상승했다. 에쎈테크가 이달 42.96% 급등했고, 신일전자와 파세코가 각각 26.17%, 21.88%, 에스씨디는 15.48% 상승했다.
 
에어컨 제조업체인 신일전자와 에어컨 부품업체인 에쎈테크는 지난 19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20일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냉장고 및 에어컨 관련부품과 기타 가전제품 부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에스씨디는 19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큘레이터, 창문형 에어컨 등을 제조 및 판매 중인 파세코는 19일 주가가 13.41%나 오르며 장중 52주 신고가에 근접했다.
 
올해 열돔 현상으로 여름 역대급 더위가 예고된 가운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재택근무 등 내부 활동이 늘자 에어컨 관련주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름철 휴가와 관련된 수혜주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신중론이 우세하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직 델타 변이가 피크아웃에 도달하지 않은 만큼 하반기에도 현 상황이 지속할 수 있다”며 “늦춰진 해외여행 회복 전망에 따라 각 사의 현재 상황에서 보유 자금을 통해 버틸 수 있는 기간을 다시 한번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여행객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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