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한달째에 접어들면서 각 후보와 캠프는 공약 발표로 정책적 강점을 드러낼지, 당원·국민에 대한 메시지에 집중할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공약을 내놓자니 같은 당 후보끼리는 정책기조가 비슷하고 메시지를 앞세우면 네거티브 공세로 변질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2일자로 민주당이 20대 대통령선거 경선에 돌입한 지 34일차를 맞았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6월30일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감하고, 지난달 11일 컷오프를 통해 8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6명을 본경선에 진출시킨 바 있다. 본경선에 올라간 후보는 이재명·김두관·정세균·이낙연·박용진·추미애 후보(기호 추첨 순) 등이다.
경선이 한달 넘게 진행되면서 각 캠프는 차별화 전략 마련에 고심이다. 이미 선거캠프 전략과 후보의 강점, 약점 등이 거의 다 공개된 상황에서 10월 대선후보 선출까지 두달 동안 어떻게 경선 전략을 마련하고 지지층을 확보할 것이냐가 관건이 됐다. 캠프별로도 전략과 방향성에 대해선 논의가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캠프 관계자는 "1일 1공약 발표로 가자는 참모들과 당분간은 메시지에 힘을 싣자는 참모들로 나뉘었는데, 현재는 메시지 전략으로 집중하고 있다"면서 "공약 중심으로 가자니 민주당 후보끼리 정책적으로 대동소이하고, 막상 본선에서 갔을 때 내놓을 만한 정책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민주당 후보들은 대부분 부동산투기 근절, 불로소득 환수, 국토 균형발전, 복지강화, 탄소중립 등 기후위기 대응 등에서 기조를 같이 한다. 세부 방안에서만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부동산 대책만 해도 "국토보유세를 거둬서 기본소득을 지급하자"(이재명 경기도지사), "토지공개념 3법을 통해 부동산 불평등을 완화하자"(이낙연 의원), "보유세 강화 등으로 지대개혁을 추진하자"(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라는 차이일 뿐이다.
메시지 전략에 집중하는 것에도 고민은 있다.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자기 후보에 대한 강점과 장점, 이 후보를 뽑아야 하는 당위성 등을 강조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달 이 지사가 현장방문과 인터뷰 등에서 메시지를 냈다가 '영남 차별론', '백제 발언' 등으로 확대된 것처럼 논쟁거리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가뜩이나 현재 민주당 경선이 후보 간 비방과 트집 잡기 등으로 네거티브 공세로 치닫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다른 캠프 관계자는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정보와 사실을 전달하는 게 목적이지만, 선거라는 특성상 경쟁심이 발동하게 되면 한 문장, 한 단어를 쓰더라도 본인에게 유리한 쪽으로 말하게 된다"면서 "공격적이고 부정적인 메시지가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상대 후보 측이 네거티브를 할 경우 무대응으로 일관할 수도 없고 이쪽도 입장을 내서 반박하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신경전으로까지 변질된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들이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본경선 첫 TV 토론회에 참석했다. 사진 왼쪽부터 박용진·정세균·이낙연·추미애·김두관·이재명 후보.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