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은행 카드사들이 분사에 나서면서 카드 업계 경쟁 격화가 예고되고 있다.
◇ 업계 잇단 분사 나서
지난 2일 어윤대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은 "그룹 내 새 수익원으로 KB카드 분사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자체 실사와 당국 승인을 거쳐 내년 2월에 KB카드를 설립할 예정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2분기 시장점유율(개인신용판매 기준)은 신한카드 24.8%, 현대카드 15.4%, KB카드 13.4%, 삼성카드 12.7% 순이다.
KB카드가 분사될 경우 1200여개 국민은행 점포망을 통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카드업계 2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이팔성
우리금융(053000)지주 회장 역시 "하반기에 우리카드를 우리은행에서 분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이미 지난해 11월 하나은행에서 카드부문을 떼어네
SK텔레콤(017670)과 함께 하나SK카드를 설립했다. 2분기 말 회원수는 620만명으로 분사 후 SK텔레콤과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회원수가 20만명 정도 늘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신용카드업 진출을 추진 중이며, 농협중앙회도 'NH금융지주회사'가 출범하면 신용카드사업부를 분사시키기로 했다. 농협은 이미 작년에 독자브랜드인 'NH채움 카드'를 선보인 적이 있다.
◇ 그룹내 든든한 '캐시카우'
금융사들이 잇딴 카드사 분사에 나서는 이유는 카드업이 그룹내 확실한 수익창출원이 되기 때문.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금융위기 여파에도 불구, 작년 8568억원 순익을 올려
신한지주(055550) 내 신한은행 순익 7489억원을 앞지르면서 '형보다 나은 동생'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 2분기에도 신한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적자가 났지만 신한카드는 순익이 소폭 올랐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경기전망을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늘면서 매월 카드 승인실적은 15% 이상 대폭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국내 카드승인실적은 3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17.06%, 전월대비 5.87% 커졌다.
◇ 과당 경쟁 주의해야
하지만 최근 일부 은행들이 카드모집인 제도를 다시 운용하면서 과당 경쟁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일선 지점 행원들에게 '일주일에 몇 장 이상 카드 발급' 등의 캠페인에 나서게 한다. 여력이 부족한 은행원들은 따로 카드모집인을 고용해 카드 발급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VIP카드를 발급해주거나 연회비 면제, 과도한 경품 제공 등이 다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무조건 '분사'가 아니라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한 뒤 분사에 나서는 게 방침"이라며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사회 새내기 등 신규 직장인들에게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