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 환자, 골절 위험성 24% 더 높다

"진단 초기부터 골다공증·골절 예방 신경써야"

입력 : 2021-08-04 오전 6:00:00
박상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골절 위험을 분석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은 김범준 내분비내과 교수, 박상형 소화기내과 교수 및 안형진 전문의, 김예지 의학통계학과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의 골절 위험성이 일반인에 비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난치성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골절 위험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서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돼 국내 환자에게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에서 진단받은 1만8000여명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과 나이, 성별로 짝을 지은 약 18만명의 골절 위험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이 대조군에 비해 척추 골절과 고관절 골절 등 주요 골절 위험성이 약 2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처방 받은 환자들의 경우 골절 위험성이 정상 대조군에 비해 37% 뛰었다. 연구팀은 스테로이드가 골밀도를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골절 위험성을 더욱 높인 것으로 해석했다.
 
크론병 환자들은 스테로이드 투약 여부와 상관없이 정상 대조군에 비해 56~62%의 골절 위험성 증가를 보였다. 연구팀은 회맹부에 생긴 염증이 비타민D 결핍으로 이어져 스테로이드를 투약하지 않았음에도 골절 위험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봤다.
 
박상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의 골다공증 및 골절 예방 필요성에 대한 의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연구에서 확인된 것처럼 염증성 장질환은 비타민D와 칼슘 대사에 장애를 일으켜 골절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진단 초기부터 골다공증 및 골절을 예방하는 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임상 소화기병학 및 간장학'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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