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대표적 노인 만성질환으로 꼽히는 골다공증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관련 치료에 대한 국내 환자 인식도는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골절 등으로 이어지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중장년 골절이 사망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환자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17일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골다공증 취약 계층인 50~70대 여성 1000명 가운데 72%는 골다공증 검진 경험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체 인원 중 83%가 질병 위험도를 5점 만점에 4점으로 꼽으며 위험성 인지와 실제 검진율과의 괴리를 보였다.
골다공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져 쉽게 골절되는 골격계 질환으로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꼽힌다. 35세 이후 성장을 멈춘 뼈의 밀도가 점차 낮아지며, 쉽게 뼈가 부러지는 증상을 낳게 된다. 일반적으로 50대 이후 10년이 지날 때마다 유병률은 2배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첫 5년간 급속도로 골밀도가 약해져 남성에 비해 환자가 월등히 많은 편이다. 70대 이상 남성 중 골다공증 환자는 18% 수준에 불과하지만, 여성 유병률은 70% 이상으로 큰 격차를 보였다.
전체 환자 역시 지난 2013년 80만5000여명에서 지난해 90만6600여명으로 5년 간 10만명이 증가하는 등, 매년 약 4%의 유병률 증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치료제 시장만 2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처럼 고령화 사회진입에 따라 골다공증 유병률이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질병 위험도 대비 환자 인식은 미진한 수준이다.
대한골대사학회 설문 조사 결과, 골다공증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23%는 아예 치료 경험이 없거나, 현재 치료를 중단한 상태(32%)인 등 절반 이상이 치료를 지속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를 받지 않는 이유로는 '통증 또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서'가 48%로 가장 많았고, '병원을 방문하기 번거롭거나 시간이 부족해서(35%)'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높은 체감 위험도에 비해 치료 참여율이 낮은 이유는 골다공증이 골절로 이어지기 전까지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인원이 적음은 물론, 관련 국가지원정책에 대한 인지도도 크게 낮았다. 실제로 기존 만 66세 여성에게 지원되던 골다공증 국가건강검진 대상 연령이 올해부터 만 54세로 확대 적용됐지만, 설문 인원 가운데 8%만이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골다공증은 가벼운 외상에도 쉽게 심각한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대퇴골절의 경우 절반 가량은 완치가 어렵고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여성의 골다공증 대퇴골절 사망 확률은 유방암(전체 기수)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사한 사망률을 보이는 유방암 치료엔 적극적인데 반해, 골다공증에 대한 위험인식은 유난히 낮다는 지적이다.
정호연 대한골대사학회 이사장(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은 "최근 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대표적 만성질환인 골다공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방치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삶의 질을 하락시키고 목숨을 위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술비와 입원·치료비 등 개인적·사회적 비용을 만만치 않게 발생시키는 질환인 만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골대사학회는 골대사 관련 임상 및 기초분야 학술단체로 지난 1989년 창립 이후 현제 1600명의 전문가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골다공증 교육용 소책자와 애니메이션 제작, 무료 건강 강좌 개최 등을 통해 골다공증을 비롯한 뼈 건강과 관련된 치료 환경 개선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골다공증 취약 계층인 50~70대 여성의 72%는 골다공증 검진 경험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체 인원 중 83%가 질병 위험도를 5점 만점에 4점으로 꼽으며 위험성 인지와 실제 검진율과의 괴리를 보였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