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싱크홀’ 김성균 “보편적 인물, 잘 연기하고 싶어”

“그냥 열심히 해나가야 하는 보통의 나날”

입력 : 2021-08-07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특별하다는 것에 많은 의미를 두기 마련이다. 처음이라 특별하고, 기념이 되기에 특별하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매일이 특별하기 보다는 평범하다. 배우 김성균은 특별한 날이라고 기념하기 보다는 순간 순간 열심히 해나가야 하는 보통의 나날을 살아가는 것’, 이것이 자신이 작품을 꾸준히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렇기에 김성균은 연기에 있어서도 보통’ ‘보편이라는 키워드에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영화 싱크홀은 서울 입성과 함께 11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가장 동원(김성균 분)이 자가 취득을 기념해 직장 동료들을 집들이에 초대하지만 순식간에 빌라 전체가 땅 속으로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김성균은 11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가 한순간 싱크홀에 갇혀 버린 동원을 연기했다.
 
싱크홀은 앞서 제74회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 20회 뉴욕아시안영화제에 이어 사라예보 영화제 ‘키노스코프 섹션’에 초청되며 해외 영화제의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성균은 다른 나라에 우리 나라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 그리고 작품을 선보인다는 건 감사하다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건 해외 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면 그 핑계로 비행기도 타고 다른 나라도 구경하고 그런 기회가 됐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한 아쉬움을 전했다.
 
영화는 자연과 도심 속 거대한 웅덩이를 만들어내는 땅 꺼짐으로 일컬어지는 싱크홀을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싱크홀 현상을 국내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김성균은 소재 자체가 그간 재난 영화에서 다뤄지지 않은 소재라서 신선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재난 영화에 참여하게 된 것에 대해 재난 상황 속 인물로 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이 됐다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 어떻게 현장에서 구현될지,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 '싱크홀' 김성균 인터뷰. 사진/쇼박스
 
김성균은 연기할 때 거대하게 제작된 세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블루 스크린은 별로 없었다. 대부분의 공간이 세트로 채워졌다. 침하된 땅의 벽면이 실제 거대한 가벽으로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촬영 현장 덕분에 배우들이 공간감을 느끼면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현장을 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을 정도였단다. 그는 어찌 보면 세트는 배우들의 놀이터 같은 곳이다. 돈을 많이 썼더라. 외국의 블록버스터 부럽지 않았다사진도 많이 찍었다. 영화가 아직 개봉을 안 한 상태라서 자랑을 못했지만 컴퓨터 안에 사진이 다 저장이 되어 있다. 개봉하면 자랑을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김성균은 극중 아들 수찬 역을 맡은 김건우와의 호흡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탈출 과정에서 힘든 상황 속에서도 수찬을 안고 다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실제 현장에서도 느껴져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 순간은 감독님이 너무 밉기도 했다. 스태프들이 걱정해서 물줄기도 살살하고 세트도 덜 흔들어 줬다. 하지마 감독님이 더하라고 몰아붙였다그 덕분에 오롯이 그 상황을 느껴서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더구나 김건우는 김성균의 실제 아들과 비슷한 또래다. 이에 김성균은 부성애도, 모성애도 그렇다. 아이가 태어나면 희한하게 눈물이 많아진다. 그냥 본능인 것 같다감정이 폭이 넓어지고 누군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도 도움이 많이 됐다. 수찬이 얼굴만 봐도 울컥 울컥했다고 말했다.
 
영화 '싱크홀' 김성균 인터뷰. 사진/쇼박스
 
김성균은 완성된 영화를 보고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는 조금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있다. 나중에 재난 상황이 올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다 보니까 내 집 마련을 한 상황을 동원이 더 만끽해야 했는데 모자란 것 같았다고 밝혔다. 또한 초반에 욕심이 생겨 아들에게 장난을 치고 아내에게도 짓궂은 남편의 모습으로 동원을 연기했다그런데 막상 모니터링을 하니 무섭게 느껴지고 예전 박창우 말투가 나왔다고 했다.
 
결국 김성균은 동원이라는 인물을 객관적으로 봤을 때 평범하게 가져가려고 했다. 그는 동원이 이야기의 베이스가 될 수 있게 하고 김대리(이광수 분)나 만수(차승원 분)와 티격태격할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동원이라는 인물을 특별하게 연기하기 보다는 평범하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해 광수는 김대리처럼 이기적이지 않고 착하다. 혜준이 역시 캐릭터와 비슷했다고 말했다. 또한 차승원에 대해 선배가 경력이 오래되고 선배의 영화를 보며 꿈을 키웠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려웠다점차 합을 맞추면서 달라졌다. 스킨십이 늘어나면서 끈끈해졌다고 말했다.
 
김성균은 영화에서 싱크홀을 탈출하는 과정을 두고 영화를 보니 시나리오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 탈출하는 계기가 관객들에게 기발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촬영을 하면서도 실제로 싱크홀에 빠지면 어떻게 할지 별의별 생각을 다했다. 단순히 벽을 타고 기어 올라가면 되지 않나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니 기어 올라갈 엄두가 안 나더라고 했다.
 
특히 김성균은 싱크홀을 찍은 뒤 집 주변을 더욱 유심히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집 주변에 공사 차량이 많이 다닌다. 무거운 차들이 다니면 도로가 파이게 되는데 그런 것들에 유독 눈이 가더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영화 '싱크홀' 김성균 인터뷰. 사진/쇼박스
 
김성균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끊임없이 연기를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나중에 나를 안 찾아 줄 수도 있는 거다. 그러다 보니 찾아줄 때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쉴 때는 푹 쉰다. 작년에도 1년 정도 푹 쉬었다. 우리 집이 싱크홀이었다작년 한 해 많은 분들이 그랬을 거다. 싱크홀에 갇힌 것처럼 돌아서면 밥인 것처럼 돌밥생활을 하면서 지냈다고 했다. 그런 그는 최근 조금 기회가 많아져 감사하게 생각한단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 김성균은 잘 섞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선배에게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나지 않고 현장에서 적응하는 것이 나의 생존력인 것 같다앞으로도 둥글둥글하게 잘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매 순간 특별함으로 포장을 한다. 연극을 할 때 새 작품을 만나면 특별한 순간이니 술을 마시자고 했었다지금은 순간 순간 그냥 열심히 해나가야 하는 보통의 나날이라고 생각한다. 길게 보고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연장선에서 보면 동원처럼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인물을 잘 연기하고 싶다. 잘 하지 못하지만 잘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그런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보면 부럽기도 하다. 그런 연기를 도전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영화 '싱크홀' 김성균 인터뷰. 사진/쇼박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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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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