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0일 시작되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난했다. 지난 1일 한미훈련 중단을 요구한 데 이어 또다시 담화문을 낸 것이다. 이번 담화에서는 국가방위력과 선제타격 능력 강화까지 언급하면서 북한이 앞으로 군사·무력 도발까지 대응 수위를 높일지 주목된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내외의 한결같은 규탄과 배격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불안정을 더욱 촉진시키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하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미 양국은 10일부터 13일까지 사전훈련 성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을 실시, 16일부터는 본 훈련인 연합지휘소훈련을 진행한다.
김 부부장은 "합동군사연습은 우리 국가를 힘으로 압살하려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이라며 "결코 환영받을 수 없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또 "연습의 규모가 어떠하든,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든 우리에 대한 선제타격을 골자로 하는 작전계획의 실행준비를 보다 완비하기 위한 전쟁시연회, 핵전쟁 예비연습이라는데 이번 합동군사연습의 침략적 성격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을 향해 "미국이야말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장본인"이라며 "현 미 행정부가 떠들어대는 '외교적 관여'와 '전제 조건 없는 대화'란 저들의 침략적 본심을 가리기 위한 위선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자면 미국이 남한에 전개한 침략무력과 전쟁장비들부터 철거해야 한다"며 "미군이 남한에 주둔하고 있는 한 화근은 절대 제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부부장은 "우리는 이미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며 "우리는 날로 가증되는 미국의 군사적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절대적인 억제력 즉 우리를 반대하는 그 어떤 군사적행동에도 신속히 대응할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능력을 보다 강화해나가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 말미에 "나는 위임에 따라 이 글을 발표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담화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나온 것이고 그의 입장이 담긴 것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언급으로 보인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난했다. 사진은 김 부부장이 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