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앞으로 하청 업체들의 협약 참여를 독려한 대기업은 공정당국의 평가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제조업종의 경우 기술지원 및 보호 배점을 기존 3점에서 5점으로 늘려 중소업체의 기술개발과 대기업의 지원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하도급 분야 공정 거래 협약 이행 평가 기준'을 개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공정 거래 협약은 대기업·중견기업이 중소 협력사에 자금·기술 등을 지원하거나 법 규정보다 더 높은 수준의 거래 조건을 적용할 것을 약속하고, 공정위가 그 이행 결과를 평가하는 제도다.
개정 내용을 보면, 대기업이 1-2차 협력사와 2-3차 협력사 간 협약 체결을 넘어 ‘협약평가신청’까지 독려한 경우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협약을 체결할 경우 기존 1점에서 2점으로, 협약평가신청을 독려한 경우 1점을 더 준다.
제도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의 하위 협력사가 '하도급 거래 모범 업체로 선정된 실적'도 하위 협력사가 협약 평가를 신청한 것으로 간주한다. 협력사 부담을 고려해 협약 평가 신청 실적이 1건 이상이면 만점(1점)을 부여한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 필요성이 큰 제조업의 경우 기술 지원 및 보호 항목 배점을 기존 3점에서 5점으로, 식품업은 1점에서 2점으로 높인다.
제조·건설 대기업이 안전 관리 시설이나 근로자 안전 보건 교육비 등 협력사의 산업 안전 예방 활동을 지원한 경우 최대 3점이 부여된다.
공정위가 보급한 '하도급 금형 거래 지침'을 준수한 계약서를 이용하는 제조 대기업에는 최대 1점의 가점이 주어진다. 저탄소·친환경 기술 개발 등 탄소 중립에 기여한 활동은 '효율성 증대' 실적으로 인정한다.
대금을 어음 또는 어음 대체 수단으로 지급하는 경우 그 교부일이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30일'을 초과하면 '하도급 대금 지급 일수' 점수를 단계적으로 감점(최대 1.5점)한다.
기존에는 하도급법과 공정거래법 중 '거래상 지위 남용' 위반으로 제재 조치를 받은 경우에만 감점했지만, 앞으로는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 중 하청업체에 직접 불이익을 끼친 행위 모두를 협약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감점한다.
임직원의 금품 수수·배임 등 기업 윤리 및 상생 협력에 반하는 행위의 감점 기준을 1.5배 수준으로 상향한다. 협약 평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관련 실무, 기업 컨설팅 등 조정원의 제반 업무 수행 근거도 마련했다.
정창욱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이번 개정 기준으로 중견기업 등 하위 거래 단계에까지 상생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며 "국내 제조업의 자력 생태계 구축과 산업안전 예방 문화 확산 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정된 기준은 내년 1월1일 이후 체결하는 협약부터 적용된다. 평가는 2023년부터 시행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하도급 분야 공정 거래 협약 이행 평가 기준'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내 위치한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