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뒤집기 노리는 이낙연 맞짱, 이재명 역전 빌미 우려 "…"

공방 격화 속, 명락대전 2라운드 양상…'1대1' '원팀훼손' 논리 충돌

입력 : 2021-08-11 오후 3:32:41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인 이낙연 의원이 연일 맞짱토론을 제안하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압박하는 건 역전 발판을 마련하려고 승부수를 던진 모습이다. 반면 이 지사는 1위 주자로서 역전을 허용할 빌미가 될까 제안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도 맞짱토론을 놓고 셈법 계산에 분주하다. 
 
11일 이낙연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을 맡은 최인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는 1:1 무제한 맞짱토론을 수용하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1:1 토론은 각종 의혹과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에 해명, 반박에 충분한 시간을 제공함으로써 사실관계를 정확히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선후보 6인이 한꺼번에 벌이는 토론도 필요하지만, 맞짱토론을 해야 검증을 위한 토론과 정책중심 경선이 만들어진다"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 측에서 이 지사에게 맞짱토론을 제안한 건 지난 10일에 이어 이틀째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후보들 지지율이 주춤하고 네거티브 공방까지 격화된 마당에 이 지사가 '네거티브 중단 선언'이라는 묘수로 선수를 치고 나온 것에 대해 이 의원 측이 불안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달 전국 순회경선까지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대선후보 선출까지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판단,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는 설명이다.
 
만 이 지사 측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1위 주자가 굳이 맞짱토론에 응해 약점을 드러내고 역전을 허용할 빌미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이재명캠프 관계자는 "특정 후보와의 맞짱토론이 6명이 경쟁하는 경선의 취지에 맞는지부터 묻고 싶다"면서 "맞짱토론·끝짱토론은 그 자체만으로 원팀정신을 훼손하고 타 후보를 '패싱'하겠다는 발상이고, 민주당 경선에 대한 실망감과 논란을 더 키울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앞서 2017년 경선에선 문재인·안희정·최성 후보에게 무제한 토론을 제안한 바 있어 상황에 따라 입장이 바뀐다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지사는 지난해 9월에도 기본소득·대출, 지역화폐 등에 관한 잇따른 비판에 대해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정책 검증으로 '유능한 진보'를 증명하겠다는 계산이었다. 
 
7월28일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 왼쪽)와 이낙연 의원이 서울시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본경선 첫 텔레비전(TV)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까지 맞짱토론에 대해 입장을 밝힌 건 정세균 전 총리와 박용진 의원이다. 정 전 총리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의원을 언급하며 "두 전직 총리끼리 맞짱토론으로 (문재인정부 국정운영을) 검증해 보자"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10일엔 맞짱토론 제안을 환영했으나 이튿날엔 명·락 두 후보를 모두 공격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 측이 후보들 간 맞짱토론을 제안하시길래 좋은 제안이라고 찬성했더니 겨우 두 분만의 이야기였느냐"면서 "이럴 거면 무엇 하려고 고생하면서 경선을 치르느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맞짱토론을 피하려는 이 지사도 실망, 지지율 많이 나오는 사람만 하자는 이 의원 측도 딱하다"라며 "당원과 국민들에게 올림픽 무대 같은 신명나는 한판을 보여줄 내용과 비전으로 승부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이 의원 입장에선 맞짱토론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고, 정책 검증을 가장 강조한 게 이 지사이기 때문에 제안을 받든 안 받든 이 지사를 궁지로 몰 수 있게 됐다"며 "타 후보들은 맞짱토론을 통해 지지율 1·2위 후보들을 견제하고, 잘 하면 본인 인지도도 높일 수 있으니 나쁜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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